포스트시즌은 한 해 프로야구를 결산하는 가을잔치다. 그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이 열리는 날 두산과 롯데는 물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날벼락을 맞았다. 한화가 8일 김응용 전 삼성 사장의 감독 선임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시즌 종료를 앞두고 한대화 감독 경질을 발표한 한화는 그동안 후임 감독을 놓고 고심했다. 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나는대로 신임감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한용덕 감독대행이 팀을 이끈 가운데 조범현 전 KIA 감독 등 몇몇 지도자들이 후보로 거론됐다. 구단 한쪽에서는 한화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다음날인 5일 새 감독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지난 주말을 넘기고 발표가 늦어지면서 온갖 설이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두산과 롯데가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치르고 쉬는 10일쯤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새 감독 선임 발표가 가을잔치 포스트시즌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야구계에는 몇가지 불문율이 있다. 포스트시즌 시작 전에는 감독을 발표하지 않는 것도 불문율 중 하나다. 그런데 날짜를 맞춘 듯이 한화는 준PO 시작을 앞두고 있던 8일 오후 보도자료를 냈다. 두산이나 롯데, KBO 입장에서 보면 최악의 발표 시점이다.
더구나 김응용 감독은 해태와 삼성에서 10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삼성 사장까지 지낸 메가톤급 인사다. 한화가 신임감독을 불쑥 발표하면서 포스트시즌 첫날부터 가을잔치의 의미가 퇴색했다. 몇몇 구단 관계자들은 "왜 하필 오늘이냐"라며 한화의 발표 시점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KBO 관계자는 "선임이 늦어지면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니까 한화가 오늘 발표를 한 것 같다. 조금 아쉽지만 한화 팀 내 사정을 이해해줘야할 것 같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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