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식품의 트렌드가 일반 식품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소기업 중심의 어린이 식품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대중성이 높아지고, 다시 어린이 식품의 사양과 콘셉트가 성인 제품에도 적용되면서 고급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
이러한 움직임은 웰빙 바람이 일반화되고 있는 데다 식품을 고를 때는 최고급을 찾는 이른바 '스몰 럭셔리' 계층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좀 비싸더라도 국산, 유기농 같은 좋은 원료를 사용하고 화학첨가물과 소금, 설탕이 덜 들어간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다.
베베쿡의 '나쁜엄마 아기 쌀과자'와 깊은숲속행복한식품의 '스틱맘'은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한 어린이용 간식이다. 자극성을 낮춘 이 같은 중소기업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대기업들도 이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최근 일동후디스는 '아기밀 냠냠 유기농 쌀과자'를 출시했다. 기름에 굽거나 튀기지 않아 트랜스지방과 콜레스테롤부터 안전하다는 콘셉트다.
오리온의 '닥터유'와 '마켓오'는 당초 어린이를 겨냥한 브랜드이지만 지금은 성인들로부터도 사랑받는 경우다. 트랜스지방과 화학첨가물의 사용을 자제하고 영양성분까지 따져 '스몰 럭셔리' 계층에게는 대중적인 과자로 자리잡았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국민 반찬 격인 조미 김 시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레퓨레의 '코코몽 아이조아 김'을 비롯해 해우촌, 키즈쿡 등 여러 중소업체들의 어린이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조미김의 대표주자인 동원도 어린이 김 시장에 뛰어 들었다. 동원 F&B는 지난달 '양반 영양쏙쏙 돌김'과 '양반 자연의 건강한 맛' 등 소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어린이용 김 2종을 선보인 바 있다.
유기농 매장 초록마을은 아예 어린이용 사양으로 성인용 김을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초록마을의 '소금살짝 구운김'은 어린이용 저염 소금을 사용해 소금과 기름의 양을 대폭 낮춘 저자극성 김이다. 고가에다 조미김 특유의 고소하고 짭짤한 맛이 거의 없지만 '스몰 럭셔리' 층의 인기를 얻으며 폭발적인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CJ, 풀무원 등도 염도를 낮추기 위해 일반 조미 김에 천일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마트도 자체 인기 상품인 '임자도 갯벌김'을 소금과 기름의 함량을 대폭 낮춰 리뉴얼한 바 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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