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으로 돌아온 이승엽(36)은 일본 최고 명문 요미우리에서 5시즌을 뛰었다. 2005년 지바 롯데에서 30홈런, 82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이자 요미우리는 이승엽을 영입했다.
그는 2006년 요미우리에서 혼자 반짝 빛났다. 143경기에 출전, 41홈런 108타점 타율도 3할2푼3리였다. 하지만 팀 성적이 부진했다.
이승엽이 일본 무대에서도 통하자 메이저리그에서도 군침을 흘렸다. 뉴욕 양키스가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요미우리 구단은 이승엽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2006시즌을 마치고 이승엽은 요미우리와 4년 장기 계약에 사인했다. 한해 연봉이 60~70억원(추정)에 달하는 최고 대우였다. 그는 요미우리 4번 타자로서 큰 짐을 떠안았다.
그는 2007년 137경기에서 30홈런, 74타점, 타율 2할7푼4리로 주춤했다. 팀은 센트럴리그 우승에 그쳤다.
이승엽에게 큰 시련이 닥쳐온 건 2008시즌부터다. 구단에선 최고 대우를 해줬지만 그의 몸이 제대로 따라가 주지 못했다. 무릎, 손가락 등이 차례로 고장났다. 쉼없이 달려온 이승엽의 몸이 하나씩 말썽을 부렸다. 타격폼이 망가지면서 경기력이 떨어졌다. 2008년 8홈런 27타점, 2009년 16홈런, 36타점, 마지막 2010년엔 5홈런 11타점에 그쳤다. 요미우리가 2009년 재팬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했을 때 이승엽은 주역이 아니었다. 2005년 지바 롯데에서 챔피언 등극에 큰 공을 세웠던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그는 요미우리에서의 마지막 3년 동안 마음고생이 무척 심했다. 외국인 선수의 한계 때문이었다. 요미우리는 비싼 연봉을 주는 대신 외국인 선수에게 큰 짐을 맡긴다. 그런데 그 선수가 기대이하의 경기력을 보일 때 보호해주지 않는다. 특히 우승을 위해 최고의 선수를 사는데 아낌없이 돈을 투자하는 요미우리는 더욱 그랬다.
하라 감독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승엽에게 기회를 많이 주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승엽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때 요미우리 구단 수뇌부는 이승엽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적도 있다.
요미우리는 결국 4년을 끝으로 이승엽과 갈라섰다. 그는 지난해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오릭스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15홈런, 51타점, 타율 2할5푼7리로 평범한 성적을 남기고 12월 친정 삼성이 내민 손을 잡았다. 8년 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심적 부담이 덜한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이승엽은 자신의 일본 무대에서의 성적을 단호하게 '실패'라고 말한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시즌 연속 30홈런 이상을 쳤다. 두 번의 재팬시리즈 우승과 요미우리 4번 타자까지 쳤다.연봉으로 수백억원의 외화를 벌었고, 서울 시내에 빌딩까지 샀다. 일반적인 시각에선 성공이었지만 그가 일본으로 가기 전 세웠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승엽은 2003시즌까지 국내에서 총 5번 홈런왕을 차지했다. 타자로서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2003년에는 한 시즌 56홈런으로 아시아 신기록까지 수립하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 무대에서도 최고의 별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힘있는 볼끝 그리고 포크볼로 타자를 끊임없이 유혹하는 일본 야구는 이승엽을 8시즌 내내 괴롭혔다.
기자는 이승엽에게 이번 시즌 도중 2009년 일본을 제패했던 요미우리와 국내 최강 삼성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강하냐고 물었다. 그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2009년 자주 2군을 들락거렸기 때문에 요미우리의 전력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정말 어려운 질문인 거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승엽은 돌아온 첫 해 삼성에서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했다. 그리고 2012년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 챔피언 요미우리와 아시아 챔피언을 두고 맞붙을 수 있게 됐다. 11일 결승전에서 삼성과 요미우리가 맞붙을 가능성은 높다.
이승엽은 무릎이 좋지 않아 이번 대회 출전은 불투명하다. 그가 출전해 요미우리 옛 동료들과 맞대결한다면 멋진 볼거리가 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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