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가 리차드 로비라는 최후의 카드를 일찌감치 오픈했다. 일단 기대 이상이다. 득점력 하나는 확실해 보인다. 그리고 로비로 인해 동부에 많은 시너지 효과가 찾아올 전망이다.
동부는 17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극심한 부진에 바진 외국인 선수 빅터 토마스를 대신해 리차드 로비를 영입했다. 복잡한 외국인 선수 구조다. 일단 토마스는 떠나지 않는다. 무릎 부상으로 3주 정도 공백이 예고된 줄리안 센슬리가 복귀할 때까지 뛰고, 센슬리가 복귀하면 그 때 한국을 떠난다.
로비 영입은 말그대로 모험이다. 로비는 1m98의 키를 가진 가드다. 한국 프로팀들이 대부분 센터, 포워드를 뽑아 높이 보강에 신경쓰는 것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선택. 김주성과 이승준이라는 국내 최고수준의 센터진을 보유한 동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확실한 해결사 능력을 보여줄 스코어러가 필요한 동부였다.
일단, 첫 경기였던 SK전에서 로비는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다른걸 제쳐두고 득점수가 31이었다. 3점 능력도 있었고 돌파도 좋았다. 개인 기량도 탁월했다. 적장 문경은 감독이 경기 후 "수비수를 붙여놓고 동료에게 빼주는 기술이 있는 선수다. 막기 힘든 스타일"이라며 칭찬했을 정도. 동부 강동희 감독도 "첫 경기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잘해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단순히 득점을 많이 해서가 아니다. 로비가 제대로 활약을 해준다면 동부에 찾아올 시너지 효과가 많다. 일단 앞선에 숨통이 트인다. 현재 동부 가드진은 박지현, 이광재 외에 믿을 만한 카드가 없다. 하지만 박지현이 계속해서 풀타임 출전을 하기는 무리. 가드로서 드리블과 스피드가 좋은 로비가 공을 운반하면 그만큼 앞선 선수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여기서 파생되는게 하나 더 있다. 로비가 가드 포지션을 맡아주면 과감하게 장신 선수들을 투입할 수 있다. 이광재-로비-김봉수 또는 박지훈-김주성-이승준의 라인업이 구성된다면 키로는 어느 구단과 상대해도 밀리지 않는다. 로비가 가드, 포워드 역할을 모두 해줄 수 있다보니 상황에 따른 유연한 선수투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장밋빛 만은 아니다. 문제는 수비다. 전통적으로 동부의 농구는 수비 중심이다. 로비가 강 감독 특유의 지역방어와 팀 움직임에 대해 얼마나 빨리 파악하느냐가 관건이다. 실제 SK전에서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출전한 로비 때문에 적시에 지역방어를 쓰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기본적은 농구 센스가 있고 뛰어난 개인기량을 갖췄지만 악착같은 수비능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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