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마니 바드세요."
오리온스-삼성전이 열린 1일 고양실내체육관. 경기 중반 작전시간에 오리온스 선수단의 새해 인사가 전광판을 통해 나왔다. 그중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선수는 리온 윌리엄스. 그는 전태풍이 화이트보드에 영어로 써준 '새해(sae hae) 복(bok) 많이(manie) 받으세요(baduseyo)'를 읽으며 연습한 뒤 카메라를 보고 또박또박 말해 팬들의 웃음과 함께 박수를 얻었다. 사실은 외운 것이 아니라 카메라 뒤에 화이트보드에 적힌 글을 그대로 읽었다고.
윌리엄스는 할줄 아는 한국어를 말하라고 하자 "여기, 저기, 왼쪽, 오른쪽, 맛있습니다, 형" 정도만 말했다. 전태풍은 "한국어를 많이 가르쳐주면 다 외우지 못하기 때문에 농구에 대한 한국어 정도만 가르쳐주고 있다"고 했다.
2라운드에 뽑힌 윌리엄스는 1라운드에 뽑힌 선수들보다도 더 좋은 활약을 펼치며 오리온스의 복덩이가 되고 있다. 경기당 11.6개의 리바운드로 리바운드 1위를 달리는 윌리엄스는 평균 16.7득점으로 득점 5위에도 올라있다. 윌리엄스는 1일 삼성전서도 17득점-17리바운드로 팀의 80대65 대승의 히어로가 됐다.
"오리온스가 나를 선택해줘 기뻤지만 좀 늦게 뽑힌 것이 서운하기도 했다. 내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윌리엄스는 "처음에 한국에 올 때 테렌스 레더가 있어 나의 출전시간이 적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내 실력을 증명하겠다고 생각했고, 지금은 내가 처음과는 다른 역할을 해야 하는 것도 알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가 팀내 1명만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것에 조금은 낯설다고. "그전에는 모두 말이 통하는 선수들과 경기를 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영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선수가 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태풍이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한국무대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중 가장 까다로운 선수로 애런 헤인즈(SK)를 꼽았다. "다른 선수들은 나와 체격도 비슷하고 스타일도 비슷해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헤인즈는 나보다 작으면서 빠르다. 막기가 힘들다"고 했다. 초반에 비해 실력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 것에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 농구에 적응하고 심판이나 룰이 익숙해지면서 나도 이제 편하게 농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고양=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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