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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두나 "휴 그랜트? 매니저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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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의 주연배우로 당당히 돌아왔다. 배우 배두나는 앤디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톰 티크베어 감독이 연출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주연을 맡았다. 약 500년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 영화에서 1인 3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인상적인 연기였다. 큰 무대에서 날개를 마음껏 펼쳤다. 바쁜 영화 홍보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배두나의 표정은 밝았다.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헐리우드에 진출한 배두나가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삼청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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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은 작품"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보고나면 한국인으로서 뿌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톰 행크스, 휴 그랜트, 할리 베리 등 할리우드 톱스타 사이에서도 배두나는 전혀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배두나가 맡은 역할의 비중이 그만큼 컸고, 활약이 돋보였다. 배두나는 "(저도) 뿌듯해요"라면서 웃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말해주시는데 제가 뿌듯한 건 조금 다른 면에서 뿌듯한 것 같아요. 저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작품에 캐스팅된 건 제가 10여년 동안 연기하면서 얻어진 이름 때문이 아니거든요. 제가 혼자 오디션을 보고 현지에서 적응하려고 아등바등해서 결과물이 나왔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이 있어요. 저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은 작품인 것 같아요."

가장 어려웠던 건 역시 영어였다. 이 작품을 하기 전에도 여행용 영어 정도는 가능했지만, 영어로 연기를 하기엔 부족했다.

"내 마음을 전달하는 것에 있어서 영어 때문에 힘들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집중적으로 대사 연습을 했죠. 게다가 영국식 영어 액센트로 가자는 통보를 받아서 영어를 새로 다 배웠어요. 영어를 가르쳐준 코치가 영화를 보고나서 절 껴안으면서 우시더라고요. 본인도 같이 고생을 했으니까요.(웃음)"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헐리우드에 진출한 배두나가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삼청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해외에서 내가 받았던 오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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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는 "영어 외엔 어려운 게 별로 없었다"며 웃어 보였다. "일본 영화 두 편을 해서 낯선 곳에서 촬영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비교적 적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곳에서 적응해나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터. 그녀는 "일본은 이웃나라이기 때문에 동양적인 사고방식이 많은데 할리우드는 문화적으로도 적응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일단 제 자신을 낮추는 것에 그들이 적응을 못해요. 저는 제가 10 중에 8 정도를 할 줄 알아도 나머지 2를 못하면 못한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그들은 그걸 겸손이라 보지 않아요. 또 처음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의 문화도 저에겐 어색했어요. 우린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 얘길 들어주는 게 예의라 생각하는데 서양에선 어떻게든 말을 많이 시켜야 되더라고요. '나와 얘기하기 싫은가 보다'라고 오해를 심하게 하더라고요."

그랬던 그녀가 완벽히 적응했다. 짐 스터게스, 벤 위쇼 등 함께 촬영한 또래 배우들과 허물 없는 사이가 됐다. 처음엔 서양식 인사인 볼 뽀뽀도 어색했지만, 이젠 익숙해졌다. "한국에서도 가끔 누군가 만나면 반가워서 저도 모르게 포옹을 하려고 해요. 인사만 하니까 너무 허전하더라고요.(웃음)"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헐리우드에 진출한 배두나가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삼청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톰 행크스, 휴 그랜트와 함께 연기해보니…"

할리우드 톱스타들과 함께 일한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들의 '소박함' 때문이었다. 국내에선 연예인 한 명이 움직이면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등의 식구들이 스케줄을 함께 소화한다. 하지만 '대군단'을 거느리고 다닐 것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은 오히려 그렇지 않았다는 것. 배두나는 "우리나라 배우들이 오히려 '나 배우야'라고 하는 게 있고, 그들은 더 소박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다들 현장에선 그냥 이웃집 아저씨 같아요. 휴 그랜트도 영국에서 그냥 혼자 오고, 휴고 위빙도 부인과 단둘이 왔고요. 호텔에서 배우들이 다같이 묵었는데 로비에서 그냥 다들 편하게 지냈어요. 톰 행크스와 할리 베리처럼 파파라치가 너무 많은 스타들도 보디가드 1명, 매니저 1명이 다였어요."

그녀는 "그래서 혼자 가길 진짜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친해지기도 쉬웠고요. 다 친구 같았어요"라고 덧붙였다.

배두나의 다음 행보가 궁금했다. 할리우드에서 성공적인 첫걸음을 뗀 만큼 해외 활동에 집중하지 않을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어디서든 할 수 있겠죠. 저에게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할리우드에 '간 것'이 아니라 '갔다 온 것'이에요. 일본 영화도 '갔다 온 것'이고요. 저는 본진이 한국이잖아요. 한국영화에서 편하게 할 때 더 좋은 연기가 나오니까 배우로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죠."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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