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에겐 이번 WBC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5년만에 달아보는 태극기인데다 사실상 마지막 국제대회 출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지난 2003년 56개의 홈런으로 아시아 홈런왕에 오르며 국내 최고의 타자가 됐지만 그의 진가는 국제대회에서 더욱 빛났다. 그가 출전한 국제대회에서는 항상 웃음꽃이 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드림팀의 멤버가 된 이승엽은 그해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었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6년 제1회 WBC에선 4강 신화를 썼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준결승 일본전과 결승 쿠바전서 연이어 홈런을 터뜨리며 전승 금메달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이제 이승엽은 3월에 열리는 WBC를 끝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승엽은 15일 열린 WBC대표팀 출정식에서 "오랜만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게돼 감회가 새롭고 WBC에 나가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이번이 국가를 대표해서 나가는 마지막 대회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 어떤 역할이든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하는게 내 할일"이라고 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 있지만 이승엽은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엔 출전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병역혜택을 위해 군미필 선수들이 많이 뽑히고 중고참급의 선수들이 주축으로 출전하기 때문.
마지막 국가대표이니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승엽으로선 야구의 월드컵이라 할 수 있는 WBC에서도 우승으로 자신의 국가대표 인생의 마침표를 찍고 싶다. "1,2회 때는 예상보다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이번엔 좋은 선수 몇명이 빠졌지만 우리에겐 특유의 팀워크가 있다. 약하다고 할 때 오히려 힘이난다"는 이승엽은 "예전보다 더 좋은 기록, 기적을 만들어내겠다"라고 했다.
그동안 한국 야구는 이승엽으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받았다. 이번 WBC에서는 한국이 이승엽에게 WBC 우승을 선물로 줘야할 차례가 아닐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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