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힘들다. 그래서 더욱 경제 민주화가 전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시대. 마이클 샌델의 저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What money can't buy)'은 돈이란 황사에 뿌옇게 덮힌 소중한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머니 게임'의 결정판 메이저리그. 가장 성공한 일본인 메이저리거 스즈키 이치로의 신선한 선택이 주목받고 있다. 그에게는 양키스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이 바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중 하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 프로그램 코너 '현대 레알사전' 식으로 바꿔보자. '이치로에게 뉴욕 양키스란?' '알렉스 로드리게스같은 선수가 대타로 출전하는 팀'이다.
실제 그는 그렇게 이야기 했다. 일본 고베에 머물고 있는 이치로. 15일(한국시간) AP와의 인터뷰에서 양키스 잔류의 이유를 직접 밝혔다. "양키스와의 계약은 내게 새로운 의미의 결정이었다. 양키스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같은 선수가 핀치히터로 나설 수 있는 특별한 팀이다. 그런 유니크한 팀의 일원이 된다는 사실은 흥분되는 일이다." 이치로는 지난해 12월 2년간 1300만달러(약 137억원)의 조건으로 양키스에 남았다. 양키스를 포기했다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필라델피아는 그에게 2년간 1400만달러(약 148억원)를 제안했다. 2년간 1500만달러(약 159억원)를 제시한 팀도 있다. 최대 200만 달러(약 21억원) 차이. 적지 않은 액수 차다. 가진 자의 여유일까? '돈으로 살 수 없는' 양키스만의 특별한 가치를 선택한 대가로 해석하는 편이 맞다. 돈보다 중요한 가치 선택. 대가가 있다. 신바람 효과다. 내리막길을 걷던 그는 양키스에 온 뒤 회춘 조짐이다. 지난 시즌 타율 변화(시애틀 시절 0.261→양키스 이적 후 0.322)가 증거다.
이치로는 오는 3월 WBC 불참을 재확인했다. "WBC 불참에 대해 여기서 설명할 이유가 없다"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메이저리그 12시즌 동안 통산 2606안타를 기록하며 무려 10차례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일본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 냉혈한 처럼 보일만큼 철두철미한 슈퍼스타의 마음을 녹인 뉴욕 양키스만의 유니크한 매력. 과연 이 클럽의 가치는 돈 주고 살 수 있는 정도이긴 한걸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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