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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인센티브 세계 파헤쳐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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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2012-2013 프로농구 창원 LG와 안양 KGC의 경기가 열렸다. LG 조상열(오른쪽)과 KGC 김태술이 볼을 다투고 있다.안양=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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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프로 스포츠에는 인센티브 제도라는 게 있다.

구단이 팀 성적 향상과 선수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제시한 조건을 충족시키면 연봉 외 수당 형식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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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세계인 만큼 사실 피할 수 없는 제도다. 구단은 좋은 성적을 거둬서, 선수는 짭짤한 부수입을 챙길 수 있어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제도이기도 하다.

프로농구, 야구, 축구의 인센티브에는 승리수당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준으로 정한 연승일 경우 추가 지급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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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축구에서는 골과 도움 기록에 따라 야구에서는 홈런, 타율 등 주요 기록에 따라 인센티브가 추가된다.

하지만 농구는 다르다. 개인기록에 대한 인센티브를 거는 구단은 없다. 여기에 암묵적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축구, 야구와 달리 인센티브를 공개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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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프로농구의 인센티브 세계에는 다른 종목과 달리 흥미로운 구석이 많다.

인센티브 공통 기준이 있다

프로농구에서는 선수와 계약을 할 때 대부분 '기본 연봉+인센티브' 형식을 취한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이 돈을 '보수 총액'이라고 표기한다. 통상적으로 '연봉'이라고 말 할 뿐이다. 선수들의 보수에 포함되는 인센티브를 제외하고 별도의 인센티브가 따로 있다. 구단 별로 정규리그 기간동안 6000만원 한도 내에서 각종 명목의 수당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메리트(인센티브와 같은 의미)'라고 해서 서로 쉬쉬하며 수당을 지급하는 야구와는 크게 다른 점이다. 프로농구 10개 구단의 공통적인 인센티브 제공 조건은 '라운드당 5승 이상'이다. 정규리그는 6라운드(라운드별 팀당 9경기)로 이뤄진 까닭에 라운드당 5승 이상을 하면 6강 플레이오프 보증수표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선두 SK의 경우 약간 변형된 형태다. 지난 10시즌 동안 6강 PO에 진출한 게 한 번밖에 안되는 등 6강에 너무 목이 마른 나머지 '각 라운드 종료시 6강 이내 성적'으로 기준을 정했다. 이로 인해 SK는 올시즌 성적이 너무 좋은 바람에 인센티브 한도 6000만원을 벌써 소진해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홈경기 자체 최다연승 신기록(13연승)을 앞두고 있는데다, 앞으로 2라운드가 더 남아 있지만 곳간이 바닥난 것이다. 그래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보전해주기로 하고 외상으로 달아놓고 있는 중이란다. 반면 최하위 KCC는 지금까지 인센티브를 단 한푼도 지급하지 못한 상태다. 구단은 인센티브를 주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승리 인센티브의 다양한 얼굴

여기에 SK, 전자랜드, 오리온스 등 3개팀은 연승 여부에 따라 별도의 인센티브를 적용한다. 연승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도 조금씩 다르다. 전자랜드는 5연승부터 지급하고, 오리온스는 연승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연승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금액을 조금씩 늘려준다. 모비스는 연승 인센티브가 없는 대신 홈-원정경기 승리에 따른 차등식 승리수당제를 도입했다. 홈경기에서 승리했을 때 수당 금액을 원정경기보다 높게 산정하는 방식이다. 홈 관중에 대한 서비스 강화를 위한 것이다. 통신 라이벌인 KT와 SK의 라이벌전 수당은 지난 시즌까지 존재했지만 올시즌 들어 나란히 폐지됐다. "이제는 굳이 인센티브를 걸지 않아도 SK전이 어느 경기보다 중요한 경기라는 사실을 선수들이 더 잘알기 때문"이라는 게 KT의 설명이다.

개인기록 인센티브는 없다

프로축구와 프로야구에서는 연봉계약 옵션 조항으로 선수들 개개인의 성적을 포함시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구단과 선수가 합의한 개인기록 목표를 달성하면 기본 연봉 외에 옵션 금액을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여기서 옵션은 프로농구의 경우 인센티브다. 하지만 프로농구에서는 개인기록에 인센티브를 걸지 않는다. 출전 경기수를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보장했으면 했지 선수별 기록에 돈을 거는 것은 금기시하고 있다. 굳이 있다면 PO같은 큰 경기에 진출했을 경우 포지션별 리바운드 기준에 따라 지급하는 수당 정도다. 과거에는 슈팅이나 어시스트 갯수에 인센티브를 거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 농구라는 스포츠의 특성 때문이다. 농구에 슈팅이나 어시스트같은 개인기록에 인센티브를 걸었다가는 팀 플레이가 망가지기 십상이다. 구단 관계자들은 "개인기록에 인센티브를 걸면 슈팅을 난사하거나 혼자 해결해보려고 무리하게 플레이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절대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리바운드는 선수들이 서로 욕심을 내도 팀 플레이를 저해하는 기록이 아니기 때문에 예외로 인정받는다.

이런 인센티브도 있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독특한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팀이 있다. LG다. 절박한 팀 형편에서 나온 눈물겨운 궁여지책이다. LG는 올시즌 기존의 승리 인센티브 외에 '턴오버-속공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경기당 턴오버와 속공 갯수를 서로 상쇄한 기준을 제시한 뒤 이를 충족시키면 소정의 수당을 지급한다. 턴오버는 적을 수록, 속공은 많은 수록 좋은 것이기 때문에 서로 갯수를 상쇄하는 것이다. LG는 올시즌 외부 선수보강 대신 팀내 젊은 선수들을 키워서 승부를 걸기로 했다. 그만큼 경험이 부족하니 턴오버는 너무 많고 속공은 부족했다.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최대 고민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심 끝에 짜낸 동기부여 대책이 '턴오버-속공 인센티브'였다. 역시 프로의 세계라서 그럴까. 적잖은 효과도 있었다. 2라운드까지만 해도 LG는 경기당 평균 턴오버가 13.3개로, 부끄러운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속공은 평균 2.1개(18경기 38개)로 가장 적었다. 속공 9위였던 KT(18경기 52개·평균 2.9개)와의 격차도 너무 컸다. 하지만 2라운드 이후 지금까지 16경기 기록을 보면 크게 달라졌다. 21일 현재 LG는 경기당 평균 턴오버 12.3개로 평균 1개가 감소한 데다, 10개 구단 중에서도 3개팀(삼성, KCC, 동부)을 따돌리고 7위를 기록했다. 속공은 평균 4.3개로 SK(평균 4.4개)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괄목상대했다. LG는 "턴오버 때문에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제도까지 만들었겠느냐"면서 "지금도 결정적인 순간에 턴오버와 실책성 플레이가 자꾸 나오는 바람에 가슴이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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