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만 도류구장.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NC의 연습경기에서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경기전 라인업을 얘기하며 가장 먼저 이용규를 말했다. 이용규를 1번타자-중견수로 출전시킨 것. 취재진이 모두 놀랐다. 보통때는 당연한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용규의 현재 상태는 타격 가능-수비 불가였기 때문이다. 어깨가 좋지 못해 길게 송구하는 것이 힘들어 수비훈련은 하지 않고 타격훈련만 해왔던 이용규다.
그럼에도 류 감독은 이용규를 선발출전시켰다. 이용규도 빨리 타격감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땐 이용규를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기용법이지만 이미 지명타자는 이대호와 김태균 등 2명이나 됐다. 타자를 11명을 낼 수는 없어 이용규를 중견수로 냈다. 류 감독은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게 문제가 아니고 선수들이 얼마나 컨디션을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이용규가 수비를 할 때 우익수나 내야수가 가까이 가서 도와주면 된다"며 중견수 이용규의 기용에 별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용규는 첫 타석에서 NC 선발 윤형배를 상대로 깨끗한 우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1사후 상대 폭투때 3루까지 달리는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펼쳤다. 이승엽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 득점을 했다. 정확한 타격과 발빠른 주루로 이상적인 1번타자의 모습을 보여준 것. 이후 볼넷 1개를 골라냈고, 땅볼 2개로 이날 성적은 4타석 3타수 1안타 1득점. 수비때는 공을 잡은 뒤 따라온 손아섭에게 토스를 해 중계플레이가 이어지도록 했다.
이용규는 경기후 "타격감은 KIA 스프링캠프때보다는 좋아진 것 같다"며 "어깨가 좋지 않아 송구가 아직 안되는데 대회때는 정상적으로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1라운드 출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1번타자로서 무조건 타격을 하는 것보다 볼을 골라내면서 출루에 주력할 뜻을 비쳤다. "국내에서는 커트를 많이 했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일본처럼 제구력이 좋은 투수들이 있기 때문에 커트보다는 볼을 골라내면서 후속 타자들이 투수들의 공을 많이 보게 하고 볼넷을 골라나가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정근우와 이용규를 한번씩 1번에 기용한 류 감독은 "아직 누굴 1번으로 쓸지 정하지 않았다. 연습경기를 하면서 결정하겠다"라고 했다.
도류(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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