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팀 순위가 굳어져가고 있는 시점. 이제 조금씩 계산을 시작할 때다.
플레이오프 매치업 맞상대. 1,2위 팀으로선 유독 피하고 싶은 찜찜한 상대가 있다. KGC 인삼공사다.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을 경험한 패기의 젊은 군단. 팀의 기둥 오세근 등의 많은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힘겨운 올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단기전 승부는 예측 불허다. 팀도 조금씩 재정비 중이다. 슈터 김성철이 코트에 복귀했고, 마당쇠 김일두가 이달 말 돌아올 예정이다. 식스맨 급 선수들도 주축 선수 부상 공백기를 틈 타 성장하고 있다. 속도 차는 있지만 최현민 정휘량 김윤태 이원대 등이 경기가 거듭될수록 실전용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연승 행진을 벌이며 독주하고 있는 SK 문경은 감독은 최근 "KGC에는 우승을 해본 선수들이 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만날 수 있다. 단기전에서 맞붙기 이전에 좋은 결과를 갖고 만나는 게 좋다"며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올시즌 두 팀은 2승2패다.
온갖 부상 악재 속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KGC. 사령탑 이상범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는 4강 플레이오프 이야기가 나오자 손사래부터 친다. 미래를 이야기 하기엔 현재의 불끄기가 급하다. 위기다. 과부하로 지쳤던 선수들이 최근 빡빡한 일정 탓에 녹아웃됐다. 주축 3총사 김태술 이정현 양희종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김태술은 체력 저하를 호소하고 있다. 이정현은 허리, 양희종은 오른 손가락이 아프다. 20일 울산 모비스 전에 세 선수는 단 절반도 소화하지 못했다. 51대78로 완패한 이유. 이 감독은 "최근 KCC, LG전을 앞두고 나나 선수들이나 3위 욕심을 냈던 것 같다"고 했다. 당장 4위 지키기가 과제다. 6강 플레이오프를 넘어 4강 플레이오프 매치업을 묻자 이 감독은 "거기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허탈한 표정으로 웃었다.
'SK와 모비스 중 어느 팀이 더 상대하기 낫느냐'고 재차 묻자 그제서야 이 감독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했다. "중요한 건 상대가 아니라 우리다. 어떤 상대를 만나는게 전술적으로 편하다 아니다를 떠나 우리 팀 전력 극대화가 중요하다. 사실 아픈 선수만 없고 체력만 있으면 어느 팀과도 해볼만 하다. 나도 당연히 4강 플레이오프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오)세근이가 없으니 아무래도 외곽농구에 치우치게 된다. 세근이가 있고 센터 농구가 가능했다면 내-외곽을 오가는 플레이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세근이는 빨리 복귀하고 싶어하지만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재활을 해야 한다. 복귀는 없다고 구단에도 이야기 했다"며 단호한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1,2위 팀도 두려워하는 젊은 군단 KGC. 진짜 적은 내부에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