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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공간에서 소수는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다. 상당한 주목의 대상이 되기도, 철저히 외면당하기도 한다. '레이싱의 꽃'이라 불리는 그리드걸(레이싱걸)은 전자로 꼽힌다. 반면 여성 드라이버들은 후자의 경우라 할 수 있다. 자동차 레이싱은 성별의 구분없이 펼쳐지는 대표적인 스포츠이다. 평균적인 운동 능력에서 남성보다 뒤지는 여성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겨룰 경우 그만큼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분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이 느끼는 성취감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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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는 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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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연예인 레이서 이화선은 친하게 지내는 동료 연예인들의 권유로 레이싱을 시작했다. 그런데 데뷔 첫 해에 우승까지 차지했다. "아무 것도 모르고 무작정 몰 때 느꼈던 짜릿함으로 10년 가까이 레이싱을 하게 만드는 힘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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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드라이버다!
이화선은 "'자기 PR 하려는 것 아니야? 저러다 말겠지' '그리드걸이나 해라' '이화선보다 뒤지면 그만두겠다' 등의 말에 오히려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이는 '얼짱 드라이버'로 불리는 고명진도 마찬가지. 연예 활동을 잠시 하기도 했던 그는 "열정은 결코 남자와 다르지 않다. 외모보다는 실력으로 인정받겠다"고 강조했다. 박성은은 "초반엔 '왜 여자가 얼쩡대느냐'라고 하다가, 요즘에는 '쟤는 여자가 아니다'라고 한다. 그만큼 힘이 되면서도, 여전히 편견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아직 미혼인 이들은 "결혼 후 출산을 해도 체력이 되는 한 계속 레이싱을 하고 싶다"며 "자식들은 카트를 태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력으로 말한다!
여성 드라이버들이 점점 많아지고, 구력이 붙으면서 성적도 향상되고 있다. 전난희는 지난해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N9000 클래스 6전에서 이 대회 여성 드라이버 최초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또 최초의 나이트 레이스로 펼쳐진 지난해 4전에서 박성은은 2위, 전난희는 3위에 오르며 포디엄에 여성 드라이버 2명이 함께 서는 국내 모터스포츠 사상 최초의 성과도 거뒀다.
아마추어 레이서들의 발굴과 저변확대를 위해 올 시즌부터 N9000 클래스는 참가비와 타이어를 지원한다. 1차 예선으로 상위 20명이 본선에 진출하고, 나머지는 2차 예선(패자부활전)을 거쳐 상위 5명이 본선에 합류한다. 차량의 무게도 50㎏씩 줄이고, 기어비의 격차를 없앤다. 슈퍼레이스 가운데 가장 치열한 클래스가 될 전망이다.
전난희는 "클래스의 수준이 높아지고 더욱 박진감이 넘칠 것이다"라고 했고, 박성은은 "패자부활전에 떨어지지 않도록 더 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3전을 중국 CTCC와 연계해서 중국에서 개최하는데 이 클래스에서 상위 4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화선은 "우리 4명이 뽑힌다면, 훨씬 재미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스피드의 세계로 오라!
본인이 경험했던 최고 스피드를 물어봤다. 230~330㎞까지 다양했다. 물론 서킷 위에서다. 차를 다룰 줄 알기에 일반 도로 위에선 안전운전이 이들의 목표다.
이화선은 "평소에도 앞 차와의 간격을 반드시 좁힌다.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웃으며 "서킷에서 많은 사고를 당했지만, 크게 다친 적이 없을 정도로 레이싱은 안전한 스포츠다. 스피드를 느끼기 위해 카트부터 시작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난희는 "레이싱만큼 TV화면과 실제 경기 장면의 갭이 큰 스포츠는 없는 것 같다. 직접 서킷을 찾으면 느낌은 정말 남다를 것"이라며 "레이싱은 동적이며 정적인 스포츠다. 여성들이 진지한 자세로 꼭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명진은 "주위에 어떻게 드라이버가 되는지 묻는 여성분이 점점 늘어난다"며 "나름의 보람을 느낀다. 여성 드라이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숱한 난관을 뚫으며 땀내음으로 향수를 대신하는 여성 4인방 드라이버들의 열정어린 레이싱은 오는 5월부터 시작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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