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51)은 '축구광'으로 유명하다. 영국 유학 시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관람을 즐겼다. K-리그 클래식 최장수 구단주이기도 하다. 현대차 부회장 시절이던 1994년 현대호랑이(현 울산)를 시작으로 1997년 현대차 회장으로 전북 현대를 운영했다, 2000년부터는 부산 대우를 인수한 현대산업개발이 창단한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로 활동하고 있다. 19년 간 구단주를 맡다보니 축구를 보는 눈은 거의 전문가 수준 못지 않다. 감독들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경기력적인 부분도 날카롭게 질문할 정도다.
정 회장이 27일 서울 청담동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A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오찬을 가졌다. 정 회장은 코칭스태프를 만나자마자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26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 상대인 카타르의 상황부터 물었다. "카타르가 최근 연습경기를 한 적이 있냐"는 질문이었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카타르가 7일 이집트, 18일 태국과 친선경기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22일 시리아와 비공개 경기를 치른다"고 덧붙였다. 최강희호는 18일 소집된다. 해외파를 빨리 불러들여 전술 다듬기에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정 회장은 "카타르-이집트전은 공개니깐 잘 대비해야겠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보는 것이 낫지 않냐"고 물으며 "상대 전력을 분석하는게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실 정 회장이 지난달 28일 축구협회 수장으로 당선된 이후 첫 A매치 결과는 어두웠다. 최강희호는 6일 영국 런던에서 크로아티아에 0대4로 크게 졌다. 정 회장은 현장에서 참패를 지켜봤다. 그러나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친선경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최종예선이다. 정 회장은 "최종예선은 한국축구에 중요하다. 최우선적으로 A대표팀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임 후 첫 경기는 친선경기에 불과했다. 두 번째 경기가 비중이 더 크다. 감독과 선수들이 그 비중을 절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 감독은 부담이 될 터. 카타르전 결과가 곧 정 회장 부임 이후 첫 승으로 연결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특유의 담담함으로 카타르전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최 감독은 "승리에 대한 부담보다는 준비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감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부담감은 받아들여야 한다. 중요한 경기가 맞다. 준비를 잘하면 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2승1무1패(승점 7)를 기록, A조 2위에 랭크돼 있다. 한 경기를 더 치른 1위 우즈베키스탄(2승2무1패·승점 8)에 승점 1점이 뒤져있다. 한 경기씩 더 치른 3위 이란, 4위 카타르와도 승점이 같다. 골득실에서 앞서있다.
그래서 최 감독은 승부수를 던진다. 배려는 지웠다. 최 감독은 "그 동안 23명을 들여야보면 희생하는 선수가 반이었다. 희생해야 하는 선수가 중요했다. 그러나 이젠 내 방식대로 할 것"이라고 했다. 카타르전 필승 조합을 찾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카타르를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메시와 호날두가 있어도 모두 기용할 수 없다. 최적의 조합이 중요하다. 결과는 감독이 책임지는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최 감독의 승부수가 카타르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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