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의 두번째 타석. 갑자기 응원석에서 "너 부산으로 다시 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기가 끝난 뒤 홍성흔은 웃으면서 "그런 소리가 들렸다. 아마 대구팬이신 것 같았는데, 더욱 큰 부담이 됐다"고 했다.
1차전에서 그는 좋지 않았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였다.
사실 그의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은 상태다. 확실히 스윙이 커진 측면이 있다. 게다가 무게 중심이 높았다. 공을 때릴 때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이 여러차례 있었다.
마음속의 부담 때문이었다. 그는 1999년부터 10시즌동안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김동주와 함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FA 자격을 얻은 뒤 롯데로 이적했다. 4년동안 뛰었고, 다시 올해 두산으로 돌아왔다. 벤치 분위기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선수. 최근 떨어진 응집력을 다시 살리기 위해 두산은 홍성흔을 택했다. 주장까지 맡겼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홍성흔은 파이팅만 좋은 선수가 아니다. 소리를 지르는 와중에 팀 분위기의 정곡을 찌르는 메시지가 있다"고 높은 평가를 했다.
하지만 홍성흔에게 개인성적도 매우 중요했다. 야수진이 두터워 주전경쟁이 치열한 두산이다.
때문에 15시즌째를 맞는 베테랑도 심적인 부담감은 엄청났다.
그는 개막전이 열리기 몇 시간 전 경북고에서 특타를 소화했다. 결국 31일 삼성과의 2차전에서 해결사가 됐다.
첫 타석은 2루수 앞 땅볼. 두번째 타석 3회 2사 1, 3루 상황에서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3B 2S 풀카운트 접전 끝에 윤성환의 커브를 제대로 받아쳤다. 홍성흔은 "시범경기에서 윤성환에게 풀카운트 접전 끝에 슬라이더로 삼진을 당했다. 최근 많은 양의 데이터를 통해 팀 전체적으로 상대팀을 분석하고 있는데, 이 부분의 효과가 컸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5회에도 중전 적시타를 치며 두산 타선을 이끌었다. 4타수 2안타 3타점. 홍성흔까지 살아나면서 두산은 김현수 김동주 홍성흔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클린업 트리오를 갖추게 됐다.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두산이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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