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KIA의 공격력은 '화끈함' 그 자체다. 8일 현재 7경기서 팀 타율 3할6리로 1위, 팀 득점도 59점으로 1위다. 득점력이 특히 놀랍다. 경기당 평균 8.43점을 냈다.
타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김주찬이 불의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이용규-신종길 혹은 이용규-김선빈의 테이블세터가 굳건하다. 3번 이범호, 4번 나지완, 5번 최희섭으로 구성된 클린업트리오 역시 막강한 화력을 과시한다.
하지만 여기서 잊혀진 이름이 있다. 바로 L-C-K포의 마지막을 이뤘던 김상현이다. 김상현은 5경기서 9타수 1안타로 타율 1할1푼1리 1타점에 그치고 있다. 선발로 나온 건 3일 대전 한화전과 7일 부산 롯데전 2경기 뿐. 쉬어갈 곳 없는 KIA 타선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말았다. 벤치를 지키는 날이 많아졌다.
일단 표본 자체가 적기에 타율은 큰 의미가 없다. 물론 페이스가 좋지 않은 건 분명하다. 붙박이 주전 자리를 뺏겼기에 타격감 유지는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도 김상현이 누군가. KIA가 12년만에 우승을 거둔 2009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그다. 그해 김상현은 홈런(36개)과 타점(127타점) 1위를 석권하며 친정팀 복귀 후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물론 2009년(3할1푼5리) 이후 3할 타율도 달성하지 못했고, 장타력 역시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부상과 슬럼프로 인한 결과였다. 최근 KIA 타선의 상승세를 이끌며 다시금 '용달매직'으로 주목받는 김용달 타격코치의 생각은 어떨까.
김 코치는 전지훈련 내내 김상현의 스윙을 작게 만드는데 집중했다. 백스윙 폭을 줄여 간결한 스윙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그동안 힘에 의존해 너무 큰 스윙을 해온 김상현의 단점이 극명해졌기에 내린 처방이었다. 김 코치는 당시 "쉽게 고쳐지는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시합에 나가면 마음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행히 김상현의 부진은 타격 매커니즘적인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타격폼에 큰 폭의 변화를 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컨디션의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
김 코치는 "지금 타격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에서 다른 선수들이 잘하다 보니 스스로 쫓기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많지 않은 기회 안에서 무언가를 보여주려 하다 보면, 결과는 더욱 나빠지기 마련이다. 김상현의 처한 상황이 그렇다.
김상현은 상대 선발투수가 좌완일 때 7번-우익수로 투입되고 있다. 우완투수가 등판하면, 좌타자인 김원섭에게 자리를 뺏긴다. 상대 선발에 따른 플래툰 시스템이다. 한동안 이런 기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동열 감독에게 타순 구성의 전권을 위임받은 김 코치는 "상현이는 시즌 MVP까지 했던 경험이 있는 선수다. 언제든 우리 팀에서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며 "일단은 지금처럼 시즌을 끌어가면서 상현이 본연의 폭발적인 장타력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게임에 더 많이 출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김상현 본인 스스로 보여줘야만 한다. 특유의 힘에서 나오는 호쾌한 장타력을 보여준다면, 붙박이 자리를 얻는 것은 물론 타순 역시 올라갈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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