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기적의 역전승'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부다페스트의 기적이었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16일(이하 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벌어진 2013년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홈팀 헝가리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0-3으로 뒤지다 마지막 피어리어에서 4-4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치기에서 극적으로 승리, 5대4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가장 감격스러운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날 경기는 드라마틱했다. 경기 전 전망은 어두웠다.
한국은 15일 첫 경기에서 강호 이탈리아에 0대4로 패했다. 반면 헝가리는 영국을 4대2로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객관 전력에서도 세계 랭킹 19위의 헝가리는 28위의 한국보다 한 수 위로 평가됐다.
경기 초반은 예상대로였다. 헝가리는 연달아 골 네트를 가르며 한국의 혼을 뺐다. 1피리어드에 3골을 터트렸다. 일방적으로 얻어맞은 한국은 2피리어드부터 투지가 살아났다. 분위기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권태안(하이원)이 포문을 열었다. 2피리어드 5분 35초 만에 윤지만(한라) 김 혁(하이원)의 어시스트로 만회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신상훈(연세대)의 마이너 페널티(2분 퇴장)로 수적 열세에 있던 6분 45초에 야노스 바스에 다시 골을 내줘 1-4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세 골 차를 뒤집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3피리어드에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시작 56초 만에 김기성(상무)이 김동환과 브락 라던스키(이상 한라)의 어시스트로 골을 터트리며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거침없이 헝가리를 몰아쳤다. 3피리어드 5분 32초에 김원중(상무)가 신상우(한라)가 찔러준 패스를 밀어 넣으며 헝가리의 숨통을 조였다. 헝가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3피리어드 8분 26초에 발라스 고즈가 트리핑 반칙으로 2분간 퇴장당하며 한국이 찬스를 잡았다. 3피리어드 9분 21초에 신상훈이 박우상(상무), 이돈구(한라)의 어시스트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원점으로 돌아간 승부는 3피리어드에 갈리지 않았고 연장 피리어드 5분도 득점 없이 마무리됐다.
운명의 페널티 슛아웃(승부치기)에선 1번 슈터 라던스키가 골을 터트리며 기선을 잡았다. 헝가리도 마르톤 바스가 득점했다. 2번 신상훈과 발라스 라다니는 나란히 실패, 운명은 3번 슈터에서 갈렸다. 한국은 김기성이 상대 수문장 다리 사이를 노려 골을 성공시켰고 헝가리 이스트반 소프론의 슛은 박성제에 막혔다.
헝가리를 상대로 첫 승이었다. 한국은 1982년 스페인 하카에서 열린 IIHF 세계선수권 C풀 대회에서 헝가리에 2대18로 대패한 것을 시작으로 31년간 11차레 대결해 1무10패에 머물렀다.
한국은 17일 오후 7시 30분 숙적 일본과 3차전을 벌인다. 일본은 16일 열린 이탈리아와의 2차전에서 1대4로 졌다. 이번 대회 상위 2개팀은 내년 세계선수권 톱 디비전으로 승격하고 최하위는 디비전 1 B그룹으로 강등된다. 한국은 디비전 1 A그룹 잔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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