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13시즌 V-리그 정규리그가 끝난 3월 중순이었다. 김호철 감독을 분당에서 만났다. 드림식스를 재건서부터 한국 배구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와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자신이 떠나온 '현대캐피탈' 이야기였다.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 선수들을 "내 새끼들"이라고 했다. 또 "가슴에는 아직 현대맨이라는 생각이 있다. 그만큼 정이 간다"고 말했다. 그 바람이 이루어졌다.
현대캐피탈이 24일 김호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스포츠조선 4월 11일 단독보도)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한 현대캐피탈로서는 김 감독 이외의 대안은 없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와해 직전의 드림식스를 맡았다. 시즌 시작 열흘전 부임했지만 특유의 리더십을 선보였다. 드림식스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경쟁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해체 직전의 드림식스는 시즌이 끝난 뒤 우리카드에 인수되는 성과를 올렸다. 김 감독 영입전쟁이 펼쳐졌다. 김 감독의 선택도 역시 현대캐피탈이었다.
김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현대캐피탈을 재건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정태영 구단주도 김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정 구단주는 김 감독을 직접 만나 감독직을 부탁했다. 김 감독은 "정 구단주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해서 감독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을 떠날 때 솔직히 섭섭함도 있었다. 하지만 밖에서 지켜보면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타깃은 '최강'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에도 우승하면서 6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현대캐피탈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함께 하지 못하는 우리카드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 함께 고생한 선수들과 동행하지 못하는 것은 지금도 아쉽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당장 현대캐피탈 훈련에 합류하지 않는다. 아직 한국배구연맹(KOVO)과 우리카드와의 양도·양수 계약이 남아있다. 우리카드는 드림식스 선수단과 함께 김호철 감독도 함께 데려가기를 원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23일 KOVO를 방문해 신원호 사무총장과 면담했다. 신 총장은 김 감독의 결정을 존중하며 우리카드와의 계약 문제가 원만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 문제가 마무리되는대로 김 감독과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김 감독 대신 신임 박희상 수석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할 예정이다. 박 코치는 1993년부터 2000년까지 국가대표 레프트로 활약하며 1994년 월드리그 최우수 수비상, 1999년 수퍼리그 베스트식스상 등 화려한 현역시절을 거쳤다. 현역 은퇴후에는 드림식스 감독과 해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박 코치는 25일 팀훈련에 정식으로 합류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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