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가 올시즌 무관의 위기를 딛고 마침내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랐다.
첼시는 16일(한국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벤피카와의 2012~2013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후반 추가시간 블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결승골을 앞세워 2대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시종 끌려가던 첼시는 후반 14분 페르난도 토레스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벤피카는 후반 21분 얻은 페널티킥을 오스카 카르도소가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으로 나는 듯 했던 승부는 극적인 버저비터로 마무리됐다. 후반 추가 시간, 코너킥 기회를 잡은 첼시는 파포스트 쪽에 위치해있던 이바노비치가 강력한 헤딩슛으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이번 첼시의 우승은 두가지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역대 유럽챔피언스리그(전신 유로피언컵 포함) 디펜딩 챔피언이 곧바로 유로파리그(전신 UEFA컵 포함)를 우승한 것은 첼시가 처음이다. 첼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6위에 그쳤지만 우승팀 자격으로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부진한 경기력으로 유벤투스와 샤흐타르에 밀려 E조 3위에 그쳤다. 결국 유로파리그로 떨어졌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한 팀들이 유로파리그에서 동기부여를 찾지 못하는 것에 반해, 첼시는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한 수 아래의 전력인 스파르타 프라하(32강)와 스테아우아 부쿠레슈티(16강), 루빈 카잔(8강)을 잇따라 격파하며 4강에 올랐고, 박주호가 뛰고 있는 FC 바젤(스위스)의 돌풍마저 잠재우며 결승에 안착했다. 그리고 결승에서 벤피가를 꺾고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를 동시에 우승한 10번째 클럽(아약스, PSV에인트호벤, 페예노르트(이상 네덜란드), 유벤투스, 인터밀란(이상 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리버풀, 첼시(잉글랜드), 바이에른 뮌헨(독일), FC 포르투(포르투갈)에 이름을 올렸다.
첼시 우승의 주역 토레스와 후안 마타는 유럽 축구 역사상 첫번째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이뤘다. 토레스와 마타는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월드컵, 유럽선수권대회, 유럽챔피언스리그까지, 이른바 메이저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4개 대회 우승을 모두 경험한 선수는 이들이 처음이다. 토레스와 마타는 스페인 대표팀 소속으로 월드컵과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모두 경험했으며, 지난 시즌에는 첼시 유니폼을 입고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유럽대륙에서 들어올릴 수 있는 모든 트로피를 다 차지하게 된 셈이다.
정식 감독 없이 두번 연속 유럽대항전을 거머쥔 것도 흥미롭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에는 로베르토 디마테오 감독의 신분은 감독 대행이었다. 경질된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의 대신이었다. 유로파리그 우승은 라파엘 베니테스 임기 감독이 이끌었다. 베니테스 감독의 전임은 디마테오 감독이었다. 감독 대행과 임시 감독의 돌풍으로 새로운 감독 찾기에 나선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머리만 더욱 아파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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