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야", "샘…."
'스승'은 지난시즌부터 FC서울과의 맞대결을 앞둔 전날 밤이면 어김없이 수화기를 든다. '애제자'에게 전화를 건다. 오고가는 덕담속에 '사제의 정'은 더욱 두터워진다.
20년간 지켜온 소중한 인연이다. 김호곤 울산 감독(62)과 최용수 서울 감독(42)이다. 김 감독이 연세대 지휘봉을 잡을 당시 최 감독은 선수로 뛰었다. 스승과 제자를 떠나면 동래고-연세대 선후배 사이다. 그러나 그라운드 위에선 동등한 위치다. 양보는 없다. 정도 잠시 내려놓는다. 울산과 서울이 30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충돌한다.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다.
4월 6일, 올시즌 첫 '사제대결'에선 둘 다 웃지 못했다. 아쉬움은 최 감독이 더 진했다. 두 골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2-0으로 앞서다 울산에 2골을 허용했다.
2개월여가 흘렀다. 두 번째 대결을 앞두고 스승과 제자의 화두는 다르다. 김 감독은 '분위기 전환'을 내세웠다. 울산은 23일 후반기 첫 경기에서 대구에 3대5로 크게 졌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휴식기 직후 경기에서 패하는 징크스가 있는 것 같다. 선수들의 방심이 화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화를 내지 않았다. 선수들 스스로 패배에 대한 분위기를 다잡았다. 주장 김영광은 대구전이 끝난 뒤 라커룸에서 한 동안 선수들과 얘기를 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매번 서울에 끌려다니는 모습도 지우고 싶어한다. 그는 "서울은 공격이 강한 팀이다. 서울만 만나면 먼저 실점을 하고 따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엔 같은 패턴으로 경기를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을 경계했다. 김 감독은 "서울 좌우 풀백 자원들의 활발한 오버래핑을 어떻게 막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감독의 화두는 '상승세 잇기'다. 정규리그 초반 부진을 딛고 이제 승점 20점 고지에 올라섰다. 최근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를 기록하고 있다. 선두권 도약의 터닝포인트다. 상승세의 열쇠는 최 감독의 '믿음의 리더십'이다. 최 감독은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내내 윗 공기를 맡다가 올해 내내 아래쪽 공기를 맡아왔다. 그러나 언젠간 반드시 우리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수들도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믿음을 공유하면서 내부 결속력이 강해진 것 같다"고 웃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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