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시대'가 드디어 열린다.
신임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첫 발을 뗀다. 한국은 2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호주와 2013년 동아시안컵 개막전을 치른다. 홍 감독은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이집트·8강), 아시안게임대표팀(광저우·동메달), 올림픽대표팀(런던·동메달)에 이어 4번째 도전에 나선다. 단 한 번도 실패는 없었다. 정점에 올랐다. A대표팀 사령탑은 지도자로선 최고의 자리다.
그가 내건 슬로건은 'One Team, One Spirit, One Goal(하나의 팀, 하나의 정신, 하나의 목표)'이다. '한국형 전술'을 토대로 또 한 번의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첫 단추다.
준비 기간은 단 사흘 뿐이었다. 홍명보호는 17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닻을 올렸다. J-리거들은 리그 일정으로 하루 늦게 소집됐다. 팀을 정비하는 데 시간이 태부족하다. 그러나 아쉬움은 없다. "대표팀 감독은 시간과 싸움이라는 말도 항상 들었고, 대표팀 감독하신 분들의 불만이기도 하고,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8년간 대표팀에 있었다. 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다면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시간이 없어 팀을 만들지 못했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홍 감독의 현실 감각이다.
첫 판에서 '한국형 전술'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 1년 만에 '태극 벤치'에 앉는 홍 감독의 전략에 주목할 포인트는 무엇일까.
첫째는 태극전사들의 자세다. 발걸음부터 풍경은 이미 달라졌다. 전원이 정장 차림으로 파주NFC에 들어섰고, 훈련장에는 긴장감과 간절함이 넘쳤다. 실전은 흔들림없이 더 살벌해야 한다. 홍 감독은 동아시안컵을 통해 잃어버린 A대표팀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했다. 매 경기 혼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둘째는 튼튼한 조직력이다. 강력한 압박에서 출발한다. 홍명보 축구의 열쇠는 안정에 있다. 화끈한 공격은 단단한 수비에서 시작된다고 믿고 있다. 수비가 부실할 경우 조직력은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전원이 공격, 전원이 수비수가 돼야 한다. 안정은 효율적인 압박으로 완성된다. 포지션은 중요하지 않다. 볼을 빼앗기는 순간 모두가 수비수로 변신해야 한다.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셋째는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격 전환이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의 강점으로 스피드를 꼽고 있다. 상대가 수비 진형을 모두 갖춘 후 공격을 전개하면 늦다. 힘도 배로 든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시 빠르게 타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상대 수비에도 부담이 가중돼 공격 가담 숫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경기 흐름을 주도하는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강력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을 위해서는 콤팩트한 축구가 수반돼야 한다. 공격과 미드필더, 수비수의 위치가 조밀해야 한다. 그래야 볼점유율도 높일 수 있다. 간격이 벌어지는 순간 조직력은 무너진다. '뻥축구'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수비에도 균열이 일어난다.
'한국형 축구'가 첫 선을 보인다. 홍명보호가 무대에 선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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