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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부실한 선수단 관리 '고비용 저효율'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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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과제는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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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고효율'의 시대다. 국내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정몽구 회장)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성과도 있었다. 2011년에는 차체 기술 경연장인 '유로 카바디 어워드'에 출전, 대상을 수상했다.

뿌리는 분명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저비용 고효율'이란 말은 머릿속에 없는 듯 하다. 모기업이 현대자동차그룹인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축구단이어서 가능한 것일까. 선수단 운영에서 '고비용 저효율'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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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전북은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연봉 15억원 시대를 열었다. FA(자유계약 선수)였던 김정우(31)를 영입, 돈보따리를 풀었다. 뒷 맛이 개운치 않았다. 시장의 법칙과 거리가 멀었다. 국내 프로축구 구단 가운데 자생력이 있는 구단은 한 팀도 없다. 매해 구단들은 적자를 낸다. 전북도 마찬가지다. 비단, 전북만의 문제는 아니다. K-리그 전체에 '몸값 인플레' 현상을 초래했다. 관중 실적이나 구단 규모에 비해 인건비 등 몸값이 정도로 과도해졌다. 전북의 '돈잔치'는 기형적이었다. 올해 초에도 '자금력'을 앞세워 각 구단 주전급 선수들을 끌어 모았다. 영입 경쟁을 벌이던 타구단들은 상상 이상의 몸값을 제시하는 전북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몸값 인플레 현상을 야기한 전북은 K-리그 구단 내 '공공의 적'이 됐다.

고비용을 사용해 고효율을 낸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도 않다. 전북은 최근 김정우와 이별을 선언했다. 영입한 지 1년 6개월 만에 사단이 났다.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다. 선수단 관리의 총체적 부실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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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전북 감독과 김정우는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 최 감독은 지난 7월 초 김정우와 면담을 가졌다.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전북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 감독과 김정우가 면담을 하면서 심한 의견차가 생겼고 김정우가 그 이후 팀을 떠났다"고 밝혔다. 선수단 내 불화도 한몫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팀내 고참급 선수 여러명과 김정우가 입단 초기부터 관계가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팀내 경쟁과 동료간 질투, 시기가 낳은 어두운 그림자였다. 중앙 수비수 임유환(30)도 김정우와 비슷한 이유로 팀을 떠나기로 했다. 사실 전북의 균열 조짐은 지난 시즌부터 생기기 시작했다. 중앙 수비수인 조성환(31)은 장기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에도 그라운드에서 나서지 못했다. 구단과의 연봉 협상으로 갈등을 빚은 것이 '괘씸죄'로 작용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구단의 옹졸한 대응이 선수 생명을 단축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성환은 '무적'으로 6개월의 세월을 보낸 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에 둥지를 틀었다. 임유환은 은퇴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 최 감독은 전북 복귀 후 "팀이 망가져 있다"고 밝혔다. 결국 팀내 곪았던 상처가 터지면서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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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을 관리하고 팀내 불화를 진화시키는 것은 감독 뿐만 아니라 구단에도 의무가 있다. 감독과 전북 구단의 업무 태만이자 직무유기다. 9년째 구단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이철근 전북 단장은 '베테랑'으로 꼽힌다. K-리그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 단장 휘하에서 작금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된 구단에는 미래가 없다. 철학과 비전이 함께 호흡해야 한다. 그래야 백년대계를 설계할 수 있다. 2009년과 2011년 K-리그를 제패한 전북이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어도 너무 멀어 보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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