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한계가 교차한 데뷔전이었다.
두산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데릭 핸킨스는 29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9피안타 2볼넷, 5실점을 했다.
기록은 그렇게 인상적이진 않았다. 하지만 낯선 한국무대 데뷔전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확실히 장점이 뚜렷했다. 일단 제구력이 돋보였다. 구석구석을 찌르는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컨트롤이 수준급이었다. 게다가 선발 투수로서 이닝이터의 자질을 보여줬다.
200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한 그는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통산 251경기에 나서 55승68패, 평균 자책점 4.40을 기록했다. 올해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산하 트리플 A 톨레도 머드헨스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17경기에 출전, 103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 자책점 3.04를 기록했다.
매우 공격적인 투구를 보였다.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면서 상대 타자의 공격을 유도했다.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정면대결을 회피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확실히 퇴출된 개릿 올슨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패스트볼 구속은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최고구속은 148㎞였지만, 평균적으로 140㎞ 초반대였다. 볼끝도 아직까지는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다. 때문에 최근 상승세인 LG 타선은 자신있게 그를 공략했고,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문제는 그의 구위 자체가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유리한 볼 카운트에도 커트에 능한 베테랑들에게 많은 안타를 내줬다. 1회초 선두타자 박용택에게 10구까지 가는 실랑이 끝에 출루를 시켰고, 결국 이진영에게 적시타를 내줬다. 인코스 슬라이더를 던졌고, 나쁘지 않은 코스로 들어갔지만 결국 안타를 허용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이병규의 절묘한 배트 컨트롤에 2개의 안타를 내줬다. 실투가 아니었지만, 이병규가 여유를 가지고 대처했다. 그만큼 상대 타자에게 구위 자체가 위협적이지 않았다는 반증.
나머지 부분은 큰 문제가 없었다. 핸킨스는 기본적으로 침착했다. 공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때문에 많은 실점을 하면서도 흔들리진 않았다. 게다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퀵 모션은 확실히 수준급이었다.
여기에 다양한 변화구가 있었다. 이날 투심(36개)과 체인지업(19개), 슬라이더(14개) 커브(8개)를 자유자재로 던졌다. 긍정적인 부분은 상대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땅볼 유도 투구를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두산의 수비력이 강하기 때문에 제대로 적응만 한다면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정교하게 한국야구에 적응하느냐는 점이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위기의 순간, 상대 타자에 대한 약점분석과 거기에 따른 효과적인 투구다. 데뷔전에서 보여준 핸킨스의 투구는 확실히 A급은 아니다. 하지만 쉽게 무너지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의 진정한 경기력은 아직 많은 변수가 남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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