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서울 극장'이었다. 각본없는 드라마는 팬들의 애간장을 녹였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전반 27분 몰리나의 선제골이 터질 때만해도 낙승이 예상됐다. 후반 22분 고명진이 환상적인 추가골을 터트렸다. 30m지점에서 왼발 기습 중거리 슛을 터트렸다. 볼은 거짓말처럼 날아가 골키퍼의 키를 넘겨 오른쪽 골그물에 꽂혔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회심의 골이었다.
승부의 추는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리그 최하위 대전의 반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후반 26분 이강진, 41분 황진산이 잇따라 골망을 흔들었다. 시간은 또 후반 45분에서 멈췄다. 설마했다. 그 순간 '서울 극장'이 다시 열렸다. 피날레 골의 주인공은 고요한이었다. 후반 48분이었다. 김현성의 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고요한은 주저하지 않고 서포터스 석을 달린 후 방향을 틀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달리기 시작했다. 벤치 바로 옆에서 부둥켜 안았다. 인저리 타임에 극적으로 터진 올시즌 서울의 4번째 골이었다. 10일 인천전(3대2 승)의 데얀에 이어 다시 한번 인저리 타임의 기적이 일어났다.
FC서울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3라운드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3대2로 승리했다. 7연승을 질주했다. 올시즌 최다 연승이다. 울산과 성남이 보유하고 있는 클래식 최다 연승인 9연승에 바짝 다가섰다. 승점 40점 고지를 밟은 서울은 12승5무6패(승점 41)를 기록, 3위로 뛰어올랐다.
'투고의 날'이었다. 나란히 중학교를 중퇴하고 2003년과 2004년 입단한 고명진(25)과 고요한(25)이 이날의 주연이었다. 어린 나이지만 입단 11년차, 10년차의 '최고참'이다. 고명진은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미친 왼발'로 자리 잡았다. 고요한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그들이 연출한 '광복절 서울의 밤'은 짜릿하고 화려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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