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선수? 나는 찬성이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귀화선수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모비스의 전지훈련지인 미국 LA에서 만난 유 감독은 누구보다 최근 이슈인 남자농구대표팀 귀화선수 추진 논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인물이다. 지난 8월 열린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팀을 3위에 올려놓으며 농구월드컵 진출 티켓을 따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농구 전성기가 다시 한 번 찾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내년 이어질 농구월드컵과 아시안게임. 특히, 아시안게임에서 2002년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다면 농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내년 국가대표팀을 이끌 책임자로 프로 소속팀 성적과 관계 없이 유 감독이 선택돼야 한다는 데 큰 이견이 없기에 귀화선수에 관한 유 감독의 생각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유 감독의 생각은 단호했다. 유 감독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성적이다. 과정이 아무리 좋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다 필요없는 일이 된다"며 "귀화선수 영입에 대해서는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다. 세계를 넘어 아사아권 국가를 상대하는데도 높이에서 벅찬 한국 대표팀이다. 이란, 중국이야 전통적으로 높이의 농구를 앞세운 팀들이라고 치자. 이란과 중국 외에도 대부분의 국가들이 귀화선수를 활용해 높이를 보강한다. 이웃나라 대만, 일본도 마찬가지다. 유 감독은 "다른 나라들이 가만히 있는데 우리만 나선다고 하면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이 귀화선수를 통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시점에서 우리도 굳이 쉽게 갈 수 있는 방법을 마다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단, 유 감독은 귀화선수 영입이라는 큰 틀에서 찬성하는 것이지 무조건적으로 추진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 감독은 "갑자기 아무 연고도 없는 선수를 데려와 귀화시킬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서상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추진이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시행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는 대한농구협회, 한국농구연맹, 그리고 각 구단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필요하다면 팬투표라도 해서 빠른 결정을 내리고 일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협회에서는 귀화선수 영입 자체에 대해 암묵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 감독이 아시아선수권대회 도중 협회 수뇌부에 필요성을 설명했고, 협회도 큰 반대의견을 보이지 않았다.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나야 농구 인기가 올라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만약 귀화선수 영입이 추진된다고 하면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 스타일에 대해 "무조건 큰 선수다. 높이의 열세를 만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귀화선수 얘기가 나오며 유력 후보로 떠오른 오리온스 외국인 센터 리온 윌리엄스에 대해서는 "물론 도움이야 되겠지만, 이왕 뽑는거라면 더 큰 선수를 뽑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윌리엄스의 키는 1m97로 센터 치고는 작은편이다.
LA=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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