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안방마님은 없다.
홍명보호의 골키퍼 경쟁 구도에 또 한 번의 변화가 일어났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정성룡(28·수원)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 시켰다. 정성룡이 선발 골키퍼로 나서는 것은 지난 7월 28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3년 동아시안컵 최종전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정성룡은 지난 3년 간 A대표팀 부동의 안방마님이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직전 이운재를 밀어내고 A대표팀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각종 국제대회와 친선경기에서 주전 자리는 늘 정성룡의 몫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지난 8월 14일 김승규(23·울산)에게 주전 자리를 맡겼다. 철밥통으로 여겨졌던 골키퍼 자리에서도 주전경쟁은 예외가 아니었다. A매치 데뷔전에도 불구하고, 김승규는 펄펄 날았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두 차례 슈퍼 세이브를 기록했다. 또 다시 드러난 홍명보호의 골결정력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날려버렸다. 지난 6일 아이티전에서도 주전 자리는 김승규의 몫이었다. 정성룡은 벤치에서 후배의 활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홍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에서 정성룡의 기량을 다시 시험대에 올려 놓았다.
기록으로만 따지면 김승규가 정성룡을 앞선다. 김승규(21경기 20실점)는 소속팀에서 0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며 정성룡(22경기25실점)보다 나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풍부한 경험과 수비 조율 능력은 여전히 정성룡이 위라는 평가다. 김승규 역시 도전자의 자세를 잊지 않고 있다. "경쟁보다 성룡이 형을 따라하고 있다. 주전과 백업 골키퍼의 벌어진 격차를 좁히고 싶다." 정성룡은 김승규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뒤 한층 성숙해졌다. 그는 "브라질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위기이자 기회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크로아티아전을 통해 골키퍼 주전 경쟁에는 다시 불이 붙었다. 와신상담한 정성룡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관건이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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