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에서 애국가가 울려 펴졌다. 태극기는 평양 정주영체육관의 꼭대기에서 펄럭거렸다.
한국 역도가 분단 이후 최초로 평양에서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연주되는 역사적인 일을 달성했다.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클럽역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김우식(19)과 이영균(19)이 14일 열린 남자 주니어 85㎏급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니어 선수단의 우승이었지만 성인 선수들의 시상식과 똑같이 거행됐다.
비록 나름의 '꼼수'는 있었지만 역사적인 일을 위한 대의적인 결정이었다. 한국 선수 두 명의 대결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남자 주니어 77㎏급에 출전할 예정이던 김우식은 현지에서 감독자 회의를 통해 한 체급 위인 85㎏급에 출전했다. 당초 이영균이 이번대회 85㎏급의 유일한 출전자였다. 그러나 국제 대회 관례상 출전 선수가 1명이면 시상식이 열리지 않는다. 2명 이상이 출전해야 정상적인 시상식이 개최된다. 이에 김우식이 한 체급을 올려 출전했고 경합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대회 개최국인 북한의 수도 평양에 최초로 태극기가 게양됐고 애국가 연주가 처음으로 울려 퍼졌다.
북한의 파격적인 행보다. 북한은 애국가 연주와 태극기 게양을 꺼려하며 2008년 월드컵 3차예선 한국과의 경기를 제 3국인 중국 상하이에서 치른 전례가 있다. 그러나 북한은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에서 대회 개최국이 해당 국가의 선수가 금메달을 딸 경우 국가를 연주하고 국기를 게양해야 하는 대회 규정을 그대로 따랐다. 12일 열린 개막식에서도 '대한민국' 국호가 처음으로 사용됐다. 또 한국 선수단은 북한에서 열린 대회에서 최초로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다. 기존에는 '한반도기'를 사용해왔다.
한국은 16일에도 애국가 연주가 평양에서 울려 퍼지길 기대하고 있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남자 69㎏급의 원정식과 남자 85㎏급의 천정평이 16일에 나란히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틀만에 다시 태극기가 게양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에피소드도 많이 전해지고 있다. 대한역도연맹이 한국 선수단의 기록 및 소식을 전해듣는 통로가 팩스로 단일화 돼 있는데 이 마저도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전해진다. 한국 선수단 및 관계자는 평양 도착 후 휴대전화도 사용할 수 없다. 아시아역도연맹이나 대회 주최측에서 이번 대회와 관련해 인터넷 홈페이지도 운영하지 않고 실시간 경기 결과도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팩스가 끊기게 된다면 한국 선수단의 소식을 전혀 들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실제로 14일에 팩스 통신 상황이 좋지 않아 한국 선수단의 메달 소식만 전해졌을 뿐 인상·용상·합계 등 정확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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