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가 망신을 당했다.
맨유는 23일 자정(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맨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1대4로 대패했다. 경기시작 50분만에 0-4로 끌려가며 완패를 당했다. 맨유는 전반 16분 세르히오 아게로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45분 야야 투레, 후반 2분 사미르 나스리, 다시 후반 5분 아게로에게 골을 허용했다. 후반 43분 웨인 루니의 골로 영봉패를 면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맨유 완패의 표면적인 이유는 로빈 판 페르시의 결장이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리버풀과의 캐피탈원컵을 앞두고 에이스 판 페르시를 무리하게 투입하지 않았다. 대니 웰벡과 루니가 최전방에 섰지만, 파괴력면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모예스 감독도 경기 후 "판 페르시의 결장이 아쉬웠다"고 털어놨을 정도. 맨유 공격이 맨시티 수비진에 부담을 주지 못하니 맨시티는 라인을 올려 공격에 포커스를 맞출 수 있었다.
진짜 이유는 창의성 부재다. 양 팀의 승부는 창의성에서 갈렸다. 맨유의 공격은 지나치게 단순했다. 맨시티 수비에 혼란을 줄 수 있는 번뜩이는 플레이가 없었다. 맨유 라인업 중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는 루니 정도였다. 반면 맨시티는 달랐다. 아게로, 나스리, 알바로 네그레도, 헤수스 나바스 등은 유기적이고,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맨유 수비를 괴롭혔다.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이 강조하는 스페인식 축구가 제대로 구사됐다. 맨시티는 맨유의 단조로운 플레이를 철저히 준비하고, 이를 깨기 위한 움직임에 많은 공을 들인 모습이었다.
맨유의 더 큰 문제는 승부근성이 눈에 띄게 약해진 모습이었다. 맨유는 후반 시작 5분만에 2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헤어 드라이어'는 퍼거슨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전반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한 선수들을 혼내는 그만의 방법이었다. 전반을 0-2로 마친 맨유 선수들은 상대를 추격하기 보다는 오히려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언제나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강인한 승부근성이 사라졌다. 맨시티전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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