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 승자가 돼 1000만달러(약 107억원)의 주인공이 된 헨릭 스텐손(스웨덴). 그는 지난 17일 끝난 플레이오프 3차전 BMW 챔피언십 최종라운드를 74타로 마친 뒤 분을 참지 못했다. 드라이버 헤드를 부러뜨리고 클럽하우스 라커를 부셔 한바탕 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다음주에 열린 투어 챔피언십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플레이오프의 최종 승자가 됐다. 2011년, 미겔 앙헬 히메네스는 볼보골프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13번홀 파 퍼트를 한 뒤 퍼터를 구부려버렸다. 화풀이의 대가로 그는 나머지 홀에서 웨지로 퍼트를 해야 했다.
프로 골퍼도 사람이다. 샷이 망가지거나 의도대로 날아가지 않는다면 당연히 화가 난다. 그러나 '화'를 품고 다음 홀에 돌입한다면 '멘탈'이 붕괴되기 일쑤다. 화를 제대로 풀고 다시 경기에 임하는 것이 '멘탈 관리'의 한 방법이다.
그렇다면 '코리안 브라더스'는 화를 어떻게 다스릴까. 26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에서 열리는 제29회 신한동해오픈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24일 기자회견에서 그들만의 '분풀이' 방법을 소개했다.
지난 6월 AT&T 내셔널 대회 3라운드 도중 샷을 하고 난 뒤 손가락을 들어올린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잡혀 '손가락 욕설'로 구설수에 올랐던 이동환(26)은 종교의 힘을 빌렸다. 그는 "(손가락 욕설 사건으로) 올해 큰 교훈을 얻었다. 죄송하다. 호되게 꾸짖어 달라"면서 "이제는 (경기 중에 화가나면) 종교의 힘으로 기도를 드린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해 신한동해오픈에서 프로 첫 승을 따낸 '디펜딩 챔피언' 김민휘(21)는 필드가 아닌 곳에서 화를 삭힌다. "골프는 힘으로 되는게 아니라 헬스장에 간다. 힘을 쓰고 나면 풀리더라."
배상문(27)과 김형성(33) 김경태(27) 류현우(32)도 "화를 많이 내는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화를 푸는 방법은 제각각이었다. 배상문과 김형성은 캐디에게 화를 푸는 편이다. 배상문은 "하루에도 몇번씩 화가난다. 솔직히 외국인 캐디한테 한국말로 욕도 한다. 지금은 캐디가 나를 따라서 한국말로 욕을 한다. 그런 장면을 보면서 웃으면 화가 풀린다"고 했다. 참는 것보다 푸는게 낫단다. 그는 "화가 나면 화를 낸다. 참는 것보다 표출하고 다시 경기에 임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형성은 "웃어 넘기다 안되면 캐디한테 화풀이 한다. 일본 캐디가 한국말을 몰라서 막 뭐라고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김경태와 류현우는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편이다. 김경태는 "화가 나면 내색을 많이 하는 편이다. 참으면 남은 홀들 성적이 안 좋은 편이다. 심할때는 다른 쪽으로 기분을 돌리려 한다"고 했고, 류현우는 "화를 잘 못참지만 우승 목표를 내려 놓으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신한동해오픈이 열리는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은 그린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굴곡이 심해 퍼트 실수가 나오면 냉탕과 온탕을 오갈 수 있다. 또 바람이 강하게 불어 드라이버와 아이언을 잘 다스려 코스를 공략해야 한다. '화가 나기 좋은 환경(?)'이다. 과연 어떤 선수가 마음을 잘 다스려 신한동해오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
송도=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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