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 또 버티었다. 간신히 간격을 유지했다. 버티다보니 기회가 찾아왔다. 서정원 감독과 수원이 올 시즌 성패를 가늠할 4연전을 앞두고 있다.
수원은 시즌 내내 악재와 싸웠다. 곳곳에서 부상 지뢰가 터졌다. 3월 조동건과 김두현이 각각 실려나갔다. 7월에는 정대세가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8월 여름 이적 시장에서도 전력 누수가 생겼다. 라돈치치와 스테보, 핑팡, 보스나가 팀을 떠났다. 산토스를 데려왔지만 전력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했다. 그럼에도 근근히 버티었다. 선발 11명을 계속 돌렸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조금씩 승점을 쌓았다. 그룹A에 어렵사리 들었다.
이제 딱 10경기만을 남겨놓았다. 13승6무9패, 승점 45로 5위에 올라있다. 매 시즌 리그 우승을 노렸던 수원으로서는 다소 맥빠지는 순위다. 하지만 수원은 올 시즌 리빌딩을 선언했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수원의 축구 기본 뼈대를 구축하기로 했다. 짧은 패스와 빠르고 다이나믹한 축구. 서 감독이 원하는 색이다.
그래도 놓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이다. ACL 출전권은 K-리그 클래식 1~3위, FA컵 우승팀 등 4개팀만 손에 넣을 수 있다. 올해 FA컵 결승전에서는 현재 K-리그 클래식 1위인 포항과 3위 전북이 맞붙는다. 전력상 이들은 클래식 3위권 내 진입이 유력하다. FA컵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ACL출전권이 4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원으로서는 일단 4위 내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다.
현재 4위 서울과의 승점차는 5점이다. 수원으로서는 이번 4연전이 고비다. 29일 전북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10월 5일 포항 원정, 10월 9일 서울과 홈경기를 치른다. A매치 휴식기를 넘긴 뒤 10월 27일 울산과의 원정 경기도 앞두고 있다. 모두 수원보다 위에 있는 팀들이다. 4경기에서 2승만 거두면 승점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반면 4연전에서 승점 쌓기에 실패하면 사실상 시즌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전력은 보충된다. 염기훈이 28일 경찰에서 전역해 팀에 합류한다. 왼쪽 날개는 물론이고 최전방과 섀도 스트라이커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자원이다. 정대세도 10월 복귀가 유력하다. 현재 슈팅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도 돌아온다. 다만 이들이 얼마나 빨리 적응할 지는 미지수다. 서 감독은 "남은 10경기 하나하나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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