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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문 감독의 애리조나행, 그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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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한 선수? 내 기준으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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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문 감독은 좀처럼 만족을 모르는 지도자다. 신생팀으로서 보여준 선전에도 손사래부터 친다. 당장 올시즌을 끝으로 떼어낼 수밖에 없는 '신생팀'이란 딱지를 떼고 보면, 절대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내년 시즌부터는 당장 성적을 내야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고 생각하고 있다.

NC는 2일 현재 51승4무72패로 KIA와 함께 공동 7위에 올라있다. 잔여경기는 단 1경기. 오는 5일 홈에서 열리는 SK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현재로선 7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신생팀 최고 승률(1991년 쌍방울, 4할2푼5리) 달성은 무산됐지만, 9개 구단 체제에서 7위도 기대되는 만큼 충분히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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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그동안 시즌 결산에 대한 술회를 수차례 밝혀왔다. 지난 주말 우천취소만 아니었으면, 시즌 최종전이 됐을 2일 홈 넥센전을 앞두고서도 결산이 계속 됐다. "어, 하다가 끝까지 다 온 것 같지만 지는 팀 입장에선 정말 긴 시즌이었다"며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나는 경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 있잖아. 2아웃 이후에…"라며 입을 열더니 이내 "아니다. 됐어. 좋은 얘기만 하자"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감독 입장에서 아쉽지 않은 경기가 어디 있을까. 신생팀으로서 부족한 전력에도 9회 2사 이후에 뒤집힌 경기를 생각하면 속이 쓰렸다. 강한 승부사 기질을 가진 그가 시즌 내내 얼마나 고생했을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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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야구가 이기려 한다고 다 이기는 건 아니지만, 모두가 납득이 가는 경기 내용이 있어야 한다"면서 에둘러 아쉬운 경기력에 대해 지적했다. 신생팀으로서 갖는 '편안함'은 이제 끝이다. 팬들과의 부담 없는 달콤한 허니문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제 기존 구단에 필적할 성적을 내야 한다.

선수들의 성장도 그의 눈에는 여전히 부족해 보였다. 김 감독은 "성장한 선수? 내가 보기엔 없다. 2군에서 1군에 올라왔다는 기준으로 보면 분명 칭찬할 부분이 있다. 하지만 기존 1군 기준으로 보면 없다"며 "아직은 칭찬을 아끼고 싶다. 감독이 말 안해도 각자 스스로 고비를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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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비 끝에 성장하는 건 선수 본인의 몫이다. 무엇보다 올시즌 처음 겪은 '풀타임'에 대한 경험이 소중했다. 김 감독은 "한 시즌 동안 체득한 노하우는 오래 간다. 선수에게 그것만큼 큰 건 없다"며 선수들이 얻은 게 클 것이라고 했다.

지난 2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NC 선수단의 모습.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이제 시즌 종료다. NC는 쉬지 않고 또다시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사실 선수나 감독이나 휴식을 취할 법 하지만, NC는 좀더 채찍질을 가하기로 했다.

일단 시즌 종료 후 곧바로 일부 선수들을 2차로 미국 애리조나행 비행기에 태운다. 나머지 선수들은 일주일 가량 휴식을 취한 뒤, 마산구장에서 마무리훈련을 시작한다.

NC는 이미 지난달 21일 23명으로 구성된 대형 선수단을 애리조나 교육리그로 보냈다. 지난 28일 경찰 야구단에서 제대한 오정복(전 삼성)도 30일 곧장 비행기에 태웠다. 전역과 동시에 유니폼과 장비를 지급하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시켰다.

NC의 애리조나 교육리그는 오는 28일까지 이어지는 37박38일의 장기일정이다. 가능성 있는 일부 선수들을 보내 위탁교육을 시키는 게 아니라, 아예 한 팀을 꾸리고도 남는 단일팀을 보내 교육리그에서 얻는 효과를 극대화시키기로 했다.

당초 김 감독은 교육리그에 참가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지만, 애리조나행 비행기에 오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령탑의 등장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젊은 선수들도 바짝 긴장하게 됐다.

코치 시절 이후 애리조나 교육리그에 가보지 못한 김 감독은 직접 가서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과거 겪었던 교육리그 시스템의 변화도 보고 싶다. 그는 "여러 포지션도 실험해보고, 할 일이 많다. 한 시즌 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을 찾고 싶다. 올시즌 5할 승률에서 20패 정도를 더 했는데 그걸 승리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시즌 끝나면 쉰다는 생각보다 뭘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크다"고 말한 김경문 감독, 벌써부터 그의 시선은 2014시즌에 가있다. 다른 팀들이 가을잔치를 즐길 시기, NC는 조용히 내년 시즌 '대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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