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본인만 모르는 게 있다. 코골이도 그 중 하나.
LG 손주인과 오지환. 키스톤 콤비이자 절친한 룸 메이트 선·후배다. 포스트시즌을 맞아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합숙을 시작하면서 한 방을 쓰는 중. 아끼는 형 동생 사이지만 말못할 애로 사항도 있다.
2차전을 앞두고 손주인은 룸메이트 후배 오지환 이야기가 나오자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지환이가 어제 이상한 얘기를 했다면서요?"
이상한 이야기? 사연은 이랬다. 1차전을 앞두고 오지환은 '전날 잘 잤느냐'는 의례적인 질문을 받았다. 포스트시즌 생초보. 잠은 설치지 않았을까. "잘 잤어요. 아침 9시반쯤에 주인이 형이 갑자기 소리를 질러서 깼죠. 중요한 게임을 앞두고 파이팅을 불어넣으시는 것 같더라구요."
이?날 손주인의 설명을 들으니 해석이 좋았다. 손주인은 "지환이가 코를 좀 골아요. 참다 참다 '야'하고 소리 한번씩 지르면 조용해지길래…."
자신의 코골이를 멈춰세우기 위한 소리를 파이팅으로 해석한 오지환. 행동 따로 해석 따로의 룸메이트다. 착한 형님 손주인은 "그래도 오늘은 잘 잘어요"라며 웃었다. 잘 잔 덕분인지 4회초 최준석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치며 선발 리즈의 호투를 도왔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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