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실수가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LA 다저스가 25년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노렸으나, 강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2승4패로 밀리며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다저스는 19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0대9로 대패를 당했다. 5차전까지 1~2점차 경기를 벌이며 명승부를 펼쳤던 다저스는 이날 공수에 걸쳐 졸전을 펼친 끝에 경기 중반 완전히 흐름을 빼앗기고 그대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선발 클레이튼 커쇼가 4이닝 동안 10안타를 맞고 7점이나 내주는 최악의 피칭을 하는 바람에 중반 이후 추격조차 하기 힘든 경기였다. 하지만 수비 실책이 커쇼가 대량실점을 할 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록상으로는 2개의 실책이 주어졌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5개의 어이없는 수비가 경기를 그르쳤다.
첫 번째 장면은 0-0이던 3회 1사 2루 상황에서 나왔다. 카를로스 벨트란의 땅볼 타구를 2루수 마크 엘리스가 뒤로 빠트리는 바람에 2루주자가 홈을 밟아 커쇼에게 첫 실점이 기록됐다. 비록 타구가 빨랐지만, 엘리스가 집중을 해서 침착하게 대응했다면 땅볼로 잡아낼 수 있었다. 이 상황에서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2루주자 카펜터의 득점을 막기 위해 공을 잡은 뒤 달려나오면서 홈으로 무리하게 던지는 바람에 타자주자의 2루 진루를 허용한 것도 결과적으로 판단 실수였다.
푸이구는 계속된 2사 만루서도 셰인 로빈슨의 적시타를 잡은 뒤 홈으로 높게 악송구를 하며 타자주자가 2루까지 가는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커쇼는 수비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위기에서 연속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3회에만 4점을 내줬다.
5회에는 더욱 상황이 좋지 않았다. 선두 야디어 몰리나의 우전안타를 잡은 푸이그가 공을 뒤로 빠트려 무사 2루를 만들어줬다. 푸이그는 발이 느린 몰리나를 1루로 송구해 잡을 생각을 했는지, 타구를 집중해서 보지도 않고 글러브를 내밀다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계속된 1사 만루서는 마이크 와카의 땅볼을 잡은 2루수 엘리스가 홈에서 3루주자를 포스아웃시키기 위해 홈을 향해 공을 던지려 했지만, 글러브에서 뒤늦게 빼는 바람에 한 점을 헌납했다. 다저스는 커쇼가 강판한 이후 로날드 벨리사리오와 J.P 하웰을 투입했으나 대량실점을 면할 수는 없었다.
푸이그와 엘리스의 실책이 없었다면 다저스는 경기 중반까지 대등한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저스의 패배가 아쉬운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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