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전설', 그 중심에 선 두산 베어스.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상대가 다르다. 자타공인 '최강' 삼성이다. 2년 연속 우승팀. 넥센이나 LG와는 또 다른 차원의 강함이 있다. 투수-타격-수비-주루. 거의 모든 측면에서 완벽 쪽에 가깝다. 두산 입장에서는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체력이 문제라지만 알고 보면 두려움이 더 문제다. 두가지 상반된 심리가 작용할 한국시리즈. 어느 쪽 심리가 우세하느냐에 따라 향방이 달라진다.
'7회까지 앞서야 한다?'는 조바심
조바심. 두산 벤치와 선수들이 이겨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이다. 삼성과 두산의 가장 큰 차이? 뒷문이다. 삼성은 불펜이 강하다. 지난 2년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상대적 우세는 여전하다. 특히 마무리 오승환의 존재감은 두산에게는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한다. 8회까지 리드를 잡지 못하면 진다는 불안감이 있다. 오승환은 올시즌 두산전에 썩 좋지는 않았다. 6경기에서 4⅔이닝 2실점(3.86). 4세이브에 블론세이브는 없었다. 오승환이 전부가 아니다. 불펜의 핵 안지만 심창민도 만만치가 않다. 두 선수, 유독 두산전에 가장 강했다. 평균 자책점이 약속이나 한듯 제로다. 안지만은 두산전 6경기에서 8⅔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 탈삼진만 4개에 볼넷은 단 하나도 없다. 2승2홀드. 심창민은 두산전 6경기에서 9이닝 동안 3피안타(8탈삼진), 5개의 4사구를 내줬지만 무실점. 1홀드 1세이브를 기록했다. 자칫 8회까지가 아니라 7회, 이르게는 6회까지 앞선 경기를 만들어야 이길 수 있다는 압박감이 될 수 있다. 조바심에 서두르다가는 경기를 크게 망칠 수 있다.
'밑져야 본전?'의 편암함
삼성이 누구나 인정하는 최강팀이란 사실. 두산에게는 거꾸로 편안함이 될 수 있다. 4위로 진출해 두번의 스테이지를 통과한 저력의 팀. 밑져야 본전이다. 딱히 손해볼 게 없다. 지금부터 진짜 보너스 게임이다. 여기까지 온 거 우승을 꼭 해야하는 거 아니냐는 마음.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의무감만 벗어날 수 있으면 맘껏 즐길 수 있다. 즐길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두산은 삼성에 비해 불펜이 약하다. 하지만 수비는 더 강하다. 삼성은 김상수-조동찬의 부상 공백으로 정병곤-김태완이 나선다. 김재호-오재원이 지키는 두산의 센터 라인이 경험과 능력 면에서 모두 우세하다. 투수야 매일 바뀌고 컨디션에 따라 기복이 있는 변수지만, 수비력은 거의 매 게임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는 상수다. 수비 하나의 차이가 투수의 흥망을 좌우할 수 있다. 긴장감이 최고조로 높아진 포스트시즌에서는 더욱 그렇다. 머릿 속이 편안해지면 기대보다 높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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