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서 김현수는 완전히 살아났다.
1차전 3-1 상황에서 솔로홈런을 쳤다. 이 한방으로 두산은 다득점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적장 삼성 류중일 감독도 "1차전에서 김현수의 홈런 한 방이 분위기 상 매우 뼈아팠다"고 했다.
채태인과 최형우의 호수비에 막히긴 했지만, 타구의 질이 부쩍 좋아졌다. 마지막 타석에서도 홈런성 타구를 날리기도 했다.
확실히 삼성 마운드에 김현수 장타의 공포감을 심어놨다. 두산 황병일 수석코치는 "지금 김현수가 가장 잘하고 있는 부분이다. 중심타자는 그런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2차전은 6타수 2안타를 쳤다. 13회 김현수는 오승환과 9구째가는 실랑이 끝에 2루수 앞 땅볼이 되긴 했다. 하지만 김현수와 풀카운트 접전을 펼친 오승환은 후속타자 오재일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김현수는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김현수는 "9월부터 급격히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한국시리즈 전까지 '안돼도 이렇게 안될 수 있나'라고 생각한 적도 많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그는 완벽히 타격 밸런스를 되찾았다. 그는 "이제 타석에서 자신감이 생긴다. 제 스윙을 하기 때문에 결과가 나빠도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그의 타격폼은 정교하다. 몸을 한 차례 꼰 뒤 그 회전력으로 타구를 날려버린다. 타고난 컨택트 능력을 살린 김현수 특유의 폼이다.
모든 구질에 대응할 수 있지만,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미묘한 차이로 회복이 쉽지 않다. 그는 "타격 밸런스를 잘 잃어버리지 않는데, 한 순간 잃어버리면 꽤 오래간다"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3안타를 치는 날이 있어도 타격 밸런스가 맘에 들지 않으면 야간에 방망이를 휘두르며 잘 자지 못한다. 하지만 무안타에 그쳐도 밸런스만 좋으면 만족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는 "타격 밸런스가 망가져도 5안타 경기를 하면 된다. 한국시리즈니까"라고 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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