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한국시리즈 제패에 단 1승만을 남겨놓았다. 28일 한국시리즈 4차전서 2대1로 승리하며 지난 2007년 2연승 뒤 4연패의 악몽에서 벗어나며 확실한 우위를 잡았다. 이제껏 한국시리즈에서 3승1패를 한 팀이 역전패한 경우는 14번 중 단 한번도 없었다.
모두들 두산이 이렇게 앞설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9경기나 치렀다. 전력을 떠나 체력적으로 삼성에 이기지 못한다고 했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정규시즌 우승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한 것은 체력적인 우위가 큰 영향을 차지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두산은 어떻게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했을까.
일단 두산의 화수분 야구가 체력적인 부담을 줄여줬다.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실력이 비슷하다보니 누가 출전해도 비슷한 경기력을 보여준다. 따라서 한 선수가 계속 경기에 나가는 일이 없다. 단 한명도 전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톱타자 이종욱이 이제껏 치른 포스트시즌 13경기 중 12경기에 나선 것이 최다다. 그래서 라인업도 조금씩 바뀐다. 한경기라도 쉬는 것이 선수들의 체력에는 큰 도움이 된다.
준PO와 PO를 모두 서울에서 치른 것도 두산 선수들이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피로를 회복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피로감이 높아지는 선수도 있다. 넥센, LG와 치르느라 서울을 벗어나지 않은 덕분에 체력적인 소모가 줄었다. 두산 홍성흔은 "만약 넥센이 지방팀이었다면 아마 5차전까지 갔을 때 체력이 떨어져 졌거나 LG와 플레이오프를 할 때 힘이 다 빠졌을 것"이라며 서울에서 치른 준PO, PO가 체력적인 면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포스트시즌은 마운드의 싸움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큰 경기라 전력을 다해 던지는만큼 체력적인 소모가 크고 자주 던질수록 체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PO를 치른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갈수록 상대 타자들에게 얻어 맞는 것은 그만큼 투수들의 구위가 떨어지고 힘이 있는 상대 타자들의 경기 감각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산은 니퍼트 노경은 유희관 이재우의 4명 선발 체제로 PS를 치르면서 선발과 불펜 투수들의 체력이 방전되는 것을 막았다. 일단 선발들도 최소 나흘의 휴식을 취하면서 자신이 등판하는 경기에 전력을 다할 수 있었다. 체력적으로 큰 소모가 없었던 선발들이 5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불펜진도 체력을 아낄 수 있었다.
두산은 2007년 한국시리즈서 2연승을 한 뒤 4연패를 당해 아쉽게 우승컵을 놓쳤다. 당시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이어 한국시리즈마저 2연승을 챙기며 파죽지세의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체력 관리에 실패하며 분루를 삼켜야했다. 두산은 주전들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모두 나갔다. 이종욱-김현수-고영민-김동주-홍성흔-안경현-이대수-채상병-민병헌 등 9명의 타순이 거의 고정이었다. 최준석과 안경현이 교대로 나간 것을 빼고 바뀌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경기를 치를 수록 체력적인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마운드 역시 마찬가지. 리오스-랜들의 원투펀치를 빼면 3,4선발을 할 선수가 없었다. 아쉽지만 리오스-랜들-김명제의 3선발 체제를 가동했고, 사흘 휴식후 나흘째 등판하며 레이번-채병용-로마노-김광현의 4선발 체제로 간 SK의 마운드에 비해 체력적인 소모가 심했다.
고른 실력을 가진 엔트리 전체를 활용하고, 4선발 체제의 확실한 가동 등으로 체력을 관리하며 승승장구한 두산이지만 분명 삼성에 비해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남은 3경기서 단 1승만 하면 된다고 하지만 길게 갈수록 불리해진다. 두산이 5차전서 끝내야하는 이유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잠실구장에서 201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3회 2사 만루에서 삼성 박석민이 삼진을 당하며 이닝을 마쳤다. 두산 홍성흔이 양의지 포수를 맞이하고 있다.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