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 전 손흥민(레버쿠젠)은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았다. 무언가 간절히 기도했다. 말은 안했지만 마음고생이 심했다.
1000만유로(약 147억원)의 이적료는 마음 한 켠을 무겁게 했다. 그만한 가치를 입증해야만 했다. 팀적응에 힘을 쏟았다. 처음 맡은 역할은 조력자였다. 팀에는 슈테판 키슬링과 시드니 샘이라는 골게터가 있었다. 팀플레이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도움을 5개나 기록했다. 함부르크에서 있던 3시즌 동안 기록한 3개보다 많았다. 하지만 세상의 기준은 단편적이었다. 골을 문제삼았다. 2012~2013시즌 12골을 넣었다. 하지만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91일간 골이 없었다. 곱지 않은 시선이 느껴졌다. 마음을 비우게 해달라는 기도를 했다.
그 덕이었을까. 손흥민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9일(한국시각) 독일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친정팀 함부르크SV와의 분데스리가 12라운드 홈경기에서 3골-1도움을 기록했다. 경기 시작 9분만에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곤살로 카스트로의 패스를 받았다.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반박자 빠른 왼발슈팅을 날렸다. 볼은 함부르크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8분 뒤 추가골을 넣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시드니 샘의 공간패스를 받았다. 수비수 사이를 뚫고 질주했다. 45m를 달린 뒤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을 넣었다. 2-2로 맞선 후반 10분 한골을 추가했다. 키슬링이 날린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손흥민 앞으로 흘러나왔다.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후반 27분에는 키슬링의 골을 뽑아내는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레버쿠젠은 5대3으로 승리했다.
의미있는 해트트릭이었다. 한국 선수 최초의 유럽 정규리그 해트트릭이다. 한국 축구의 전설인 차범근 전 수원삼성 감독도 분데스리가에서 98골을 넣었지만 해트트릭은 없었다. 손흥민에 앞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뛴 선배들도 해트트릭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설기현(인천)이 2001년 안더레흐트(벨기에)에서 뛸 당시 해트트릭을 기록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정규리그가 아닌 슈퍼컵 경기였다.
레버쿠젠의 주전 공격수로서 입지도 당당히 했다. 그동안 손흥민은 팀 공격의 중심과는 거리가 있었다. 나란히 리그에서 7골을 기록하고 있는 키슬링과 샘이 주포였다. 키슬링은 2012~2013시즌 리그 25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샘은 올시즌 7골로 득점 랭킹 상위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격 찬스가 있을 때 동료들의 패스는 손흥민이 아닌 키슬링과 샘에게 집중됐다.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양상이 달라졌다. 이날 경기에서 동료 선수들은 손흥민에게 패스를 찔러주었다.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믿음의 결과였다.
손흥민 본인도 자신감을 쌓았다. 손흥민은 "매우 행복했다. 함부르크와의 경기는 나에게 특별했고, 팀이 승리해 믿을 수 없을만큼 기쁘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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