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이다.
전북 현대의 중앙 수비수 윌킨슨(29)이 호주 A대표팀에 처음 선발됐다. 윌킨슨은 11월 19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10일 출국했다. 소속팀 선수의 대표팀 차출은 분명 반길만한 일이다. 그러나 K-리그 클래식에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윌킨슨의 공백이 아쉽기만 하다.
윌킨슨의 호주 대표팀 선발을 바라보는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의 마음이 그렇다. 최 감독은 "윌킨슨이 대표팀에 선발됐으니 당연히 축하해줘야 하는데…, 아쉽기는 하다"고 밝혔다.
전북은 9일 '사실상 결승전'이었던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0대2로 패하며 클래식 우승 경쟁에서 한 발 멀어졌다. 1위 울산(승점 70)과의 승점차가 11점으로 벌어졌다. 전북이 2경기를 덜 치른 상태지만 울산의 상승세를 감안한다면 남은 5경기에서 역전 우승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그러나 포기는 없다.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드라마같은 역전 우승을 꿈꾼다.
이 와중에 윌킨슨은 A매치 기간인 16일에 2위 포항(승점 65)전과, 20일 4위 FC서울(승점 54)전에 모두 결장하게 됐다. 순위 경쟁의 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2연전이다. 전북은 국내 선수의 A대표팀 차출이 없어 다른 전력 누수는 없지만 든든한 수비를 책임지던 윌킨슨의 공백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윌킨슨의 '예상치 못한' 대표팀 발탁이 더 큰 문제다. 최 감독은 "예전에 대표팀에 뽑혔던 선수라면 공백을 예상해 미리 대안을 마련했을텐데 갑자기 뽑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 감독은 윌킨슨의 공백을 김기희로 메울 예정이다. 올시즌 중앙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 오른 측면 수비수 등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한 김기희는 포항과 서울전에서 정인환과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반면 윌킨슨은 첫 대표팀 발탁에 싱글벙글이다. 윌킨슨은 "행복하고 명예롭게 생각한다. 포스트코글루 감독의 A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인만큼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꼭 코스타리카전에서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전북에 미안함을 전하며 마음 속 응원을 다짐했다. "포항, 서울전이 중요한데 출전할 수 없어 너무 아쉽다. 코칭스태프 및 선수, 팬들에게 도움을 못줘 미안하다. 호주에서 전북을 응원할 것이다. 전북이 강팀이기에 두 경기 모두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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