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은 FC서울의 주포 데얀의 아성이었다.
2011년(24골)과 2012년(31골), K-리그 최초로 2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올시즌 물길이 바뀌었다. 데얀은 종아리 근육이 부분 파열과 A매치 차출로 서울이 치른 35경기 가운데 26경기 출전에 그쳤다. 한동안 득점왕 경쟁에서도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그 자리는 울산의 김신욱(19골·34경기 출전)이 채웠다. 1m96, 진격의 거인은 K-리그 최고의 골잡이 등극을 눈앞에 뒀다. 2010년 유병수(전 인천·22골) 이후 3년 만에 토종 득점왕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데 예상치 못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남은 경기는 3경기 뿐이다. 데얀이 재등장했다. 그는 20일 ACL 결승전으로 연기된 전북전(4대1 승)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15호골을 기록했다. 단숨에 득점 부문 3위로 뛰어올랐다. 김신욱과는 4골 차, 2위 페드로(제주·17골·29경기 출전)와는 2골 차다. 하지만 페드로는 논외다. 지난달 9일 강원전(1대1 무) 이후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해 있다. 시즌을 접었다. 득점 순위 4위 케빈(전북·14골·31경기 출전)도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데얀과 김신욱의 2파전이다. 변수가 생겼다. 김신욱은 절정의 흐름이었다. A매치에 차출되기 전 K-리그 최근 5경기에서 4골을 폭발시켰다. 흐름을 이어가면 충분히 달아날 수 있다. 그러나 부상 암초를 만났다. 19일 러시아와의 평가전(1대2 패)에서 왼발목을 다쳤다. 1~2경기 결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데얀으로선 기회다. 마지막 대역전극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서울은 부산(24일)→포항(27일)→전북(12월 1일), 울산은 수원(23일)→부산(27일)→포항(12월 1일)전이 남았다. 데얀은 몰아치기로 유명하다. 한 번 터지면 연속골을 터트리는 흐름을 수년간 이어왔다. 올시즌 15골-5도움을 기록, K-리그 최초로 6시즌 공격포인트 20개를 달성한 것은 무늬가 아니다.
데얀도 3년 연속 득점왕 도전에 은근히 열망을 토해냈다. 그는 "김신욱과의 골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 기회가 남아있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경기가 잘 풀릴 때가 있고, 더 싸워야 하는 경기가 있다. 서울은 K-리그 최고의 팀이고, 동료들이 도와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중요한 건 열정이다. 한 골 넣고 더 넣겠다는 열정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만약 두 골잡이의 득점이 동률이 될 경우 득점왕은 경기 수가 적은 데얀에게 돌아간다. 종착역을 목전에 두고 득점왕 경쟁도 뜨거워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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