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4번 타자 못지 않게 1번 타자가 자주 바뀌었다. 시즌 초반은 김문호로 시작했다가 이승화를 거쳐 황재균 조홍석 등까지 이어졌다. 김문호와 이승화는 자리를 잡는 듯했지만 부상으로 이탈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황재균이 가장 많은 74경기에 1번 타자로 나섰다. 전문가들은 선구안이 좋다고 보기 어려운 황재균은 1번 보다 6~8번에 어울린다고 말한다.
롯데는 올해 문제가 된 4번 타순에 FA 최준석을 영입했고, 또 거포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성공 여부는 뚜겅을 열어본 후 결정되겠지만 일단 모양은 갖췄다.
그런데 1번 타자는 지금 상태라면 올해와 내년이 달라질 게 없다. 롯데는 최근 사실상 종료된 FA 시장에서 리드 오프가 가능한 이종욱 등의 영입을 검토했다. 결과적으로 이종욱은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고, 롯데는 1번 타자 보강을 하지 못했다. 여전히 롯데 구단 호주머니엔 타 구단 선수를 잡아올 거액의 돈이 있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김시진 롯데 감독은 "내년 시즌 전반적인 그림은 그렸다. 그런데 아직 똑부러지는 1번 타자가 없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1번 타자 후보군에는 김문호 이승화 조홍석 등이 올랐다. 셋다 발이 빠르고 주루 센스가 있다. 외야 수비 능력도 수준급으로 나무랄 데 없다. 김문호와 이승화는 2013시즌 1번 타자 실험을 하다가 부상
에 발목이 잡혔다. 조홍석은 올해 프로 첫해라 많은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즌 말미에 가능성을 살짝 보여주었다.
강팀의 1번 타자라면 타율 2할8푼 이상, 20도루 이상, 출루율 3할8푼 이상 중 두 가지 이상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번 시즌 김문호 이상화 조홍석 모두 1번 타자로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최근 이상화는 마무리 훈련 중 허리 통증을 호소해 먼저 귀국했다. 내년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롯데 구단으로선 김문호 조홍석의 성장 가능성만 보고 기다릴 수 있을까.
김시진 감독은 전준우를 1번 타자로 기용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전준우가 김문호 이상화 조홍석 보다는 타자로서 검증이 된 선수다. 주루 센스나 수비 능력도 셋 보다 못지 않다. 전준우는 올해 타순 4~5번 중심 타순에 주로 배치됐다. 하지만 방망이 스윙 궤적이 홈런을 쳐주길 바라는 타순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공을 갖다맞추기에 급급했다. 전문가들은 전준우가 올해 보여준 타격폼과 스윙 각도라면 차라리 1번 또는 2번 타순이 낫다고 말한다.
일부에서 롯데가 1번 타자를 트레이드 가드를 통해서 적임자를 찾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팀 전력 강화를 위해서라면 할만하다는 것이다.
내년 시즌 각 팀의 1번은 정형식(삼성) 정수빈 최주환(이상 두산) 박용택 오지환(이상 LG) 서건창 문우람(이상 넥센) 김선빈 김주찬 신종길(이상 KIA) 김종호(NC) 정근우 이용규(이상 한화) 등이 유력하다. 현재로선 롯데가 무게감이 가장 떨어진다. 롯데는 2014시즌 우승을 목표로 한다. 전력보강에 아쉬움을 갖고 내년 시즌을 맞을 경우 올해 처럼 후회할 수 있다. 과감한 선택이 필요하다.
노주
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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