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선배님을 감독님으로 불러야하네요."
투수 신승현은 FA 이대형의 보상선수로 KIA에서 LG로 팀을 옮기게 됐다. 신승현은 27일 LG의 보상선수 발표 내용을 접하는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하루가 지난 28일 오전에도 신승현은 "아직까지도 마음이 싱숭생숭하다"고 밝혔다.
그럴 수밖에 없다. 신승현은 지난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00년 SK 입단 후 13년을 뛴 팀에서 떠나야 했다. 반전의 기회라고 생각하자고 다짐하며 심기일전했다. KIA의 핵심 불펜 역할을 수행하며 확실히 자리를 잡는 듯 했다. 그런데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팀을 옮겨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아무리 냉혹한 세계에 놓여진 프로선수라지만 1년에 2번 팀을 옮긴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그리고 물리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다. 신승현은 "설마 했다. 그리고 '나한테도 이런 일이 오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한 번 팀을 옮기는 것도 힘든데 6개월 새 두 번을 옮겨야 한다니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KIA에서 괜찮은 활약을 했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신승현은 "내가 계속 2군에 있거나 했으면 스스로 위로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 LG행 소식을 듣는 순간 '내가 그렇게 못했나'라는 생각부터 딱 들더라"라고 밝혔다.
하지만 곧바로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이제는 LG 선수다. 새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신승현은 "KIA에 정이 들려고 해 아쉬움도 남지만 LG에서 나를 필요로 해 불러주셨다고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LG 팀에 대해서는 "LG는 팬도 많고 응원도 멋있는 팀이어서 좋다. 선수단 인사를 할 때 내가 LG 선수가 된 게 실감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LG에는 좋은 옆구리 자원들이 많다. 사이드암 투수 신승현에게는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신승현은 "안그래도 SK에서 같이 뛰어 친분이 있는 (김)선규가 '형 왜왔느냐'라고 다그칠 것 같다"고 농담을 하며 "어느 팀에서든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해야한다.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김기태 감독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SK 시절 신승현은 팀의 막내급 투수로, 김 감독은 주장으로 함께 운동을 했다. 또, 이번 보상선수 지명 과정에서 김 감독이 신승현을 강력하게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승현은 "'프로라면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다. 무조건 잘하라'라는 충고를 하셨던 김기태 선배님이 아직도 눈가에 선하다"라며 "감독이 되시고서도 나를 보면 살갑게 맞아주셨다. 정말 멋있는 분이다. 갑자기 감독님이라고 부를 생각을 하니 옛 생각에 어색한 느낌도 들지만 나를 뽑아주신 만큼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승현은 광주에서 신변 정리를 한 뒤, 선수단이 팬들과의 행사를 갖는 30일 서울로 상경해 선수단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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