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는 논란거리가 넘쳐난다. 이 가운데 SBS 월화극 '따뜻한 말한마디'(이하 따말)는 또 하나의 논란거리를 추가했다. 전형적인 '막장'드라마 소재인 불륜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 드라마가 '막장'인가 아닌가하는 논란에 휩싸이게 된 것. 불륜을 다룬 드라마는 무조건 '막장'드라마일까.
'따말'은 막장 드라마다?
'따말'은 처음부터 불륜을 저지른 유부남 유부녀를 전면에 내세웠다. 게다가 전혀 불륜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의 배우들에게 캐릭터를 맡겼다. 지진희(유재학 역)와 한혜진(나은진 역)은 그동안 따스한 이미지를 내세웠던 배우들이다. 하지만 '따말'에서 이들은 배우자가 있으면서 불륜을 저지른 인물들이다.
반대로 유재학의 아내 송미경(김지수)는 불륜의 피해자다. 하지만 피해자치곤 꽤 담담하며 날카롭다. 마치 불륜을 저지른 이들을 미화하고 이들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송미경에게 악역의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듯 하다. 그래서 겉으로만 보면 이 드라마는 꽤 '막장'스럽다.
'따말'은 막장이 아니다?
하지만 한꺼풀 벗겨내면 '따말'은 전혀 막장스럽지 않게 전개되고 있다. 불륜의 끝에서 시작한 '따말'은 그 사실을 알게된 송미경으로 인해 미스터리한 요소를 가미해 극의 재미를 더하는 중이다. 유재학을 연기하고 있는 지진희는 9일 SBS일산제작센터에서 진행된 '따말' 기자간담회에서 "사실 자칫 잘못 풀면 불륜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막상 시작하니 보신 분들은 전혀 불륜극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영훈 PD는 바보인 척하는 천재인 것 같다. 배우들에게는 편하게 해주면서 핵심은 제대로 짚어준다"고 설명했다.
김지수 역시 "나도 포커스가 불륜으로 갈까봐 걱정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포커스가 거기 안맞춰져 있어서 좋다"며 "한명희 작가는 우리가 늘 생각하고 쓰는 말들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아 공감이 가는 것 같다. 연출과 대본이 좋아서 그것 이상으로 연기를 잘해야하는 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막장 넘어 웰메이드극으로
연출을 맡은 최 PD는 앞서 "불륜의 시작과 중간이 있는 게 아니라 끝부터 시작하는 드라마다"라며 "불륜을 소재로 삼은 것은 부부의 상처를 드러낼 수 있는 첨예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불륜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상처를 극복하고 치유하는 드라마"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불륜은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시청자들, 특히 중년여성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소재다. 때문에 드라마 제작진들은 '불륜'이라는 소재를 쉽게 버리기 힘들다. 하지만 '막장'과 웰메이드극의 갈림길은 드라마가 얼마나 리얼리티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시키느냐에 달려있다. 그런 면에서 '따말'은 제대로된 길을 가고 있다는 평이 많다.
물론 연출자의 말처럼 '따말'이 얼마나 힐링드라마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치밀한 이야기를 통해 웰메이드극만 보여줘도 '따말'은 '막장'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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