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의 젊은 사장 선임과 정식 감독 임명 대신 대행체제의 유지, 백전노장 기술자문위원 위촉까지.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대전 시티즌의 반전 카드다.
시작부터 파격이었다. 대전은 4일 강등의 책임을 물어 전종구 전 사장을 포함한 이사진 9명을 물갈이했다. 대신 김세환 신임 사장을 임명했다. 말그대로 깜짝 인선이었다. 그의 나이는 불과 38세다. K-리그 최연소 사장이다. 새롭게 판을 짜라는 뜻이었다. 2010년 7월부터 대전시생활체육회 사무처장직을 역임한 김 사장은 대전 지역에서 강한 추진력과 꼼꼼한 일처리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결과로 얘기하겠다. 대전을 빠르게 정상화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같은 각오를 반영하듯 김 사장은 임기를 1년으로 정했다. 김 사장은 "재정 안정화에 많은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최근 이사진 임명도 이쪽에 초점을 맞췄다. 가난한 시민구단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두번째 결정도 파격이었다. 김 사장은 부임 후 첫번째 과제인 감독 선임을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결과는 조진호 수석코치를 정식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정식감독 선임 대신 대행체제를 유지했다. 이유가 있었다. 김 사장은 "스폰서십과 마케팅 수익 등이 급감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힘들어질 수 있다. 시즌 초 성적을 내지 못하면 위험하다.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나와 조 대행 모두 물러나야 한다. 내가 사장으로서의 임기를 스스로 1년으로 제한했듯이 조 대행도 감독대행으로 시작하면서 다음 시즌 초반에 승부를 걸 생각이다"고 했다. 조 대행도 이를 받아들였다. 대행 꼬리표를 달았지만 권한은 정식감독과 같다. 외국인 선수 영입, 선수단 구성, 동계훈련계획 등을 모두 조 대행에게 일임했다. 조 대행은 "직함은 상관없다. 반드시 축구특별시를 부활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젊은 사장과 초보 감독을 보좌하는 것은 '백전노장'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다. 대전은 허 부회장을 기술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허 부회장은 K-리그에서 잔뼈가 굵었다. 선수단 운영 뿐만 아니라 구단 경영 등에도 능하다. 김 사장은 "경험이 부족한 나와 조 대행에 도움을 주기 위해 허 부회장을 기술자문위원으로 임명했다"고 했다. 허 부회장은 "팀 재건을 위해 자문해주는 역할이다. 신임 사장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 조 대행이 제자였던만큼 성심성의껏 도와주겠다"고 했다. 허 부회장은 조 대행과 만남을 갖고 향후 팀 운영에 대해 논의했다. 허 부회장은 "내 역할은 도와주는 일이다. 기본적인 설계는 모두 조 대행이 할 것이다"고 했다.
파격의 실험을 이어가고 있는 대전이 다음시즌 어떤 성적을 거둘지. 앞으로 대전의 행보를 지켜보자.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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