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최고의 수비수로 거듭난 김원일(27·포항)에게 '해병대'는 대표 브랜드다.
한때 잃을 뻔 했던 프로선수의 꿈을 키운 공간이다. 막연하게 출발했다. 숭실대에서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한 채 '고향(김포)에서 군 문제라도 해결하자'고 선택한 곳이 해병대였다. 운명의 여신은 그를 미래의 요람인 포항으로 인도했다. 해병대에서 김원일은 펄펄 날았다. 군대 축구인 일명 '군대스리가'를 평정하면서 대학 무대에서의 아쉬움을 날렸다. 동시에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얻었다. 수시로 포항의 홈구장인 스틸야드를 방문해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재기의 꿈을 꿨다. 제대 후 윤성효 숭실대 감독(현 부산)을 다시 찾아가 심기일전한 김원일은 2010년 포항에서 첫 발을 뗀지 4시즌 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끔과 동시에 클래식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이런 김원일에게 '깜짝편지'가 도착했다. 군 시절 감히 바라볼 수 조차 없었던 '별'에게서 날아온 격려 편지였다. 이영주 해병대 사령관(중장)은 최근 김원일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극적인 결승골로 포항을 클래식 정상에 올려놓은 김원일 선수의 쾌거를 해병대 전장병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치하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불굴의 해병정신으로 모군을 빛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격려했다. 김원일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편지와 함께 '너무 영광스럽다. 사령관님께서 예비역 병장에게'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김원일은 "군 시절 축구를 잘해서 사단장님과 식사 한 번 해본 정도가 전부"라면서 "군 생활 동안 쳐다보기도 힘들었던 높은 분에게 편지까지 받다니 감개무량하다"고 웃었다. 오는 20일 해병 부대 정신교육에도 강사로 나설 예정인 김원일은 "앞으로도 해병대 출신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그라운드 안팎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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