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겨울 기자의 스토리텔링]
하지원표 사극의 불패신화는 이어졌다.
29일 MBC '기황후'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 10월부터 4월 29일까지 무려 6개월동안 방송됐던 '기황후'는 11.1%(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에서 시작해 차츰 오르더니, 13회에서 20%의 시청률을 돌파, 동시간대 독보적인 1위를 지켜왔다. 마지막회에서 '''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전보를 울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기승냥(하지원)은 모두를 잃고, 나라도 잃으며 결국 새드엔딩을 맞이했다. 기승냥은 타환(지창욱)을 도와 매박상단의 수령임을 감췄던 골타(조재윤)과 그의 배후 황태후(김서형)을 처치하는 데 성공하지만, 골타가 챙겨준 독을 먹은 타환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탈탈(진이한) 장군의 죽음은 원나라가 전쟁에서 패하는 이유가 되고. 결국 수많은 고생 속에 권력의 정점까지 오른 기승냥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하지만 기승냥으로 살아 온 하지원은 또 한 번의 성과를 거머쥐었다. '기황후'는 하지원에게 전작 '다모(2003)', '황진이(2006)'에 이은 세 번째 사극이다. 하지원은 '다모'를 통해 중성적이고 전사 이미지를 선보였다면, '황진이'를 통해서는 요염하면서도 고혹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두 캐릭터 모두 하지원이 아니고서야 이뤄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결과물이다.
'기황후'에서는 하지원은 세 번의 큰 변신을 꾀한다. 극 초반 남장을 한 선머슴같은 캐릭터에서 왕유(주진모)의 사랑을 받고 사랑스런 여인으로, 공녀로 끌려간 후에는 분노와 울분, 복수심을 숨긴 차가운 정치가로 변모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타환에 대한 애틋함도 보여지지만,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하지원은 변화무쌍한 기승냥을 적절한 세기와 농도를 이용해 영리하게 표현했다. 과감한 액션과 절제된 농염함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알았다. 그래서 타니실리(백진희), 황태후, 바얀 후투그(임주은) 등 악녀열전이 지루할 법 한데도 질리지 않았다. 여자이면서도 남자보다 대범한 결정은 보는 이들을 후련하게 만들었다. 이같은 연기 내공은 하지원의 '기황후'를 더욱 사실적이면서도 설득력있게 만들었으며, 가공의 인물 기황후는 하지원의 또 하나의 성과로 남게됐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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