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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이치지만, 이런 상황에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득점 찬스에서 1점이라도 적게 주고, 1점이라도 많이 뽑아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말이지만,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실제 상황에서는 복합적인 대처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흐름을 넘겨줄 수 있는 미묘한 상황이면 더욱 신중하면서도 기민하게 대처하는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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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폭풍같은 공격을 했다. 민병헌과 허경민의 연속 안타로 1점을 얻어낸 두산은 칸투의 우월 2루타로 또 다시 추가점을 뽑았다. 1사 3루에서 3-2로 한화가 앞서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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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석에는 홍성흔이었다. 최근 좋지만, 1회 1사 만루 상황에서 병살타를 기록했다. 노련한 홍성흔은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설정하고 있었다. 희생플라이가 1차 목표라는 부분이 노골적으로 보였다. 풀카운트에서 한화 배터리의 선택은 정면승부였다. 결국 적극적인 타격자세를 취하고 있던 홍성흔은 그대로 배트가 나갔고, 중전 적시타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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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홍성흔을 거르더라도 두산으로서는 압박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두산에게도 위기는 찾아왔다. 7-4로 앞선 6회 한화의 타격은 또 다시 폭발했다. 정범모와 이용규, 그리고 김경언의 연속안타와 김태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득점, 6-7로 따라붙었다.
그리고 타석에는 피에. 투수는 윤명준이었다. 이 승부가 심리적으로 매우 중요했다. 24일 경기에서 한화는 7점차를 뒤집는 괴력을 발휘했다. 피에가 동점을 만든다면, 분위기는 당연히 한화쪽으로 급격히 기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마운드의 윤명준은 전날 2실점하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때 두산 포수 양의지는 영리한 선택을 했다. 피에 대신 후속타자 송광민과 맞대결을 선택했다. 실점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확률높은 선택. 때문에 양의지는 윤명준에게 줄기차게 떨어지는 커브를 요구했다. 폭투가 나오긴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풀카운트에서 윤명준의 커브가 제대로 떨어졌고, 피에의 방망이는 헛돌았다. 가까스로 두산은 자신의 흐름을 지켰고, 한화의 거센 추격은 한 풀 꺾였다. 결국 9대6,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보이진 않았지만, 한화와 두산의 극과 극 선택이 승부처에 미친 영향력은 결정적이었다.
한화 김응용 감독이 이런 미묘한 흐름을 모를 리 없다. 그는 두산과의 2연전에서 나온 뼈아픈 실책들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지금은 어쩔 수 없지. 공격에서 만회하는 게 더 낫지"라고 했다. 기계적인 공격야구가 아니라 현재 한화의 전력을 감안했을 때 수비 실책을 줄이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잘되는 공격을 강조하는 게 종합적으로 낫다는 의미. 단기간에 수비능력이 발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 사실 승부처에서 한화와 두산의 극과 극 선택도 마찬가지다. 한화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면서도, 단기간에 고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승부처에서 대처능력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 한화의 행보다. 이런 아픈 경험을 제대로 흡수하고 조금씩 고쳐나가는 게 중요하다. 조금씩 발전해가는 한화. 하지만 여전히 세밀함이 떨어지는 한화의 숙제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