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쳤다. 노경은이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노경은은 8일 목동 넥센전에서 단 두 타자만을 잡은 채 강판됐다. 3피안타 4볼넷, 7실점.
불안한 제구력, 자신감없는 피칭, 이해할 수 없는 볼 배합 등이 결합된 총체적 난국이었다.
두산은 이날 경기 승리가 꼭 필요했다. 팀 최다인 6연패 중. 주중에는 NC와의 3연전이 잡혀 있다. 자칫 이날도 패할 경우 두산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치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노경은의 호투가 꼭 필요했다. 넥센의 선발은 김대우. 노경은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하지만, 선발 싸움에서는 두산이 확실히 유리했다. 하지만 상황은 최악이었다.
이택근에게 바깥쪽 낮은 패스트볼을 던져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수싸움에서 완전히 읽혔다.
1회초 두산의 공격진은 김대우를 상대로 1점을 선취했다.
그리고 나선 1회말 두산의 수비. 2B 2S에서 노경은의 커브가 높았다. 서건창은 우선상 3루타를 쳤다. 결국 이후 노경은은 커브를 제대로 던질 수 없었다. 이택근에게 2구째 바깥쪽 낮은 패스트볼을 던져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수싸움에서 완벽하게 졌다.
당연히 노경은이 던질 수 있는 공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그리고 포크볼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노경은의 자신감이 부쩍 떨어졌다. 초구, 스트라이크가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넥센 타자들은 노경은의 초구에 대해 거의 지켜봤다. 노경은은 이후 7타자 중 김민성에게만 유일하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유한준과 박병호에게 연속 볼넷. 강정호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윤석민에게 또 다시 1B 이후 2구째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볼 카운트가 계속 몰리다 보니 노경은이 포크볼을 구사할 기회도 거의 없었다. 김민성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문우람과 박동원에게 또 다시 연속 볼넷. 패턴은 변하지 않았다. 초구는 계속해서 볼. 풀카운트 끝에 볼넷.
이 과정에서 잔부상으로 벤치를 지킨 양의지 대신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쓴 김재환은 양쪽 사이드와 중앙을 빈번하게 이동하며 자신감이 떨어진 노경은의 집중력까지 미세하게 흐트러뜨렸다.
결국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보다 못한 두산 벤치는 노경은을 강판시키고 오현택을 마운드에 올렸다. 준비가 덜 된 오현택은 첫 타자 서건창에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허용, 노경은의 자책점은 7점으로 늘어났다.
경기 전 두산 송일수 감독은 "6연패 원인 중 하나는 볼배합이 잘못됐기 때문이었다. 스트라이크를 넣어야 할 때 볼이 들어가고, 볼을 넣어야 할 타이밍에 스트라이크가 들어가며 안타를 맞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도 수싸움에서 완전히 밀렸다. 그동안 볼배합이 문제였다면 벤치에서 더욱 치밀한 준비로 세밀한 사인을 내줬어야 했다. 백업 포수인 김재환이 마스크를 썼다면 더더욱 그렇다.
또 하나, 노경은은 올 시즌 계속 부진하다. 구위가 아닌 심리적인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다. 제구력이 흔들리면서 볼넷을 남발하고, 결국 타자의 노림수에 적시타를 허용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때문에 5경기 연속 5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두산 벤치가 노경은에게 어떤 처방을 내렸는 지 의문이다.
즉, 두산 6연패의 핵심원인인 투수진의 붕괴는 두산 투수진의 역량만의 문제라는 점은 아니라는 의미와 연결된다. 두산 벤치가 어떤 효율적인 준비와 전술을 세우고 있는 지 의구심이 든다. 목동=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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