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꿈꾼다.
자신을 이끌어주는 리더십을 갖추면서도 조용히 자신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그런 남자를 말이다. 15일 종영한 SBS '엔젤아이즈'에서 그런 남자가 등장했다. 일명 '엔젤남(男)', 사랑하는 여자의 주변에서 수호천사처럼 보호해주는 남자 동주, 오랜만에 만나는 착한 남자였다.
의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할 정도로 엘리트이면서도 국경 없는 의사회의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따뜻한 의사, 시력 장애를 가진 첫사랑을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둔 보기드문 순정파 남자는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야말로 여성들의 로망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런 로망을 완성해 낸 것은 이상윤이다. 이상윤은 순정 만화 속 인물인 동주에게 생명을 불어넣었다.
나즈막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이야기하는 화법, 수완(구혜선)을 바라보는 간절한 눈빛, 수완과의 이뤄질 수 없는 현실에 고뇌하는 심정을 차곡차곡 담아냈다.
이상윤은 과거 인터뷰에서 "연기를 해야하는데 상황에 대해 일일이 고민하고 납득한다는 게 쉽지 않다. 그런 부분에 대해 나는 납득이 되지 않으면 연기로 잘 표현되지 않더라. 그래서 캐릭터에 녹아드는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그의 성격이 '엔젤아이즈'에서 빛을 발했다.
예기치않은 크고작은 불행들이 겹치면서 믿고 싶은 사람도 믿을 수 없게 되고, 사랑도 내 마음과 같이 움직이기 힘든 상황에서 동주는 조금씩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고, 이상윤의 이같은 꼼꼼한 성격은 동주의 성장을 촘촘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덕분에 '엔젤아이즈'는 조미료 맛 강한 드라마들 사이에서 다소 밋밋한 전개로 흐르는 듯 해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시청자들은 동주의 사랑과 성장의 꼼꼼한 연기 덕분에 수완과의 사랑의 난관이 더욱 가슴 아프고, 절박하게 다가왔다.
드라마 게시판에는 이상윤의 연기에 대한 호평과 팬심 가득한 글들이 올라와있다. 10대 아이돌 팬덤과는 다르겠지만, 분명 또 다른 로망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것만은 분명하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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