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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는 지난 18일 팀장급 10여명을 줄이는 2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팀장급 40여명을 대상으로 고강도 구조조정과 희망퇴직까지 진행될 것이란 업계의 전망과 달리 소폭에 그쳤지만 주목할 만한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1차 구조조정을 실시한 지 한 달 반만의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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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는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해 구조조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직역량 제고를 위한 '조직개편'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비효율적으로 커진 조직을 슬림화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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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한 관계자는 "GS칼텍스는 통상적으로 임원인사 등은 매년 11월에 시행하는데 이번 인사조치는 이례적"이라며 "정유업계는 인건비 비중이 낮은 업종 특성상 인건비 축소는 마른수건을 짜는 것과 같아 내부의 위기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인건비를 줄여도 비용 감소에 미치는 효과가 적다는 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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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의 이 같은 움직임의 단서는 실적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 게다가 국내외적 환경이 GS칼텍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어 위기감도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직전분기인 2013년 4분기의 실적도 비슷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조4084억원, 64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81.4% 감소했다. 특히 정유부문의 경우 영업이익은 전분기 852억원 흑자에서 143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더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 3341억원 흑자에서 4분기 1031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GS칼텍스는 2014년 1분기 실적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허진수 부회장, 신규사업 확대로 위기 돌파?
GS칼텍스의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은 실적부진 뿐만이 아니다. 대내외 환경마저 GS칼텍스에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세계경기 둔화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석유수요가 줄고 있고, 값싼 원료인 셰일가스의 등장, 정제마진 회복 가능성이 낮은 점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유가 및 원·달러 환율 변동이 2분기까지는 정유업계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특히 지난 2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GS칼텍스의 신용등급을 Baa2로 하향했고, 3월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GS칼텍스의 신용등급을 BBB-로 떨어트렸다. 한 등급만 더 내려가면 투기등급 수준이다. 신용평가사로부터 이처럼 낮은 등급을 받은 것은 차입금 규모가 높은 상황에서 영업환경 악화로 수익성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 특성상 글로벌 시장이 주요 활약 무대라는 점에서 신용등급 하락은 시장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GS칼텍스는 이라크 내전의 후폭풍도 염두에 둬야 한다. 원유 수입물량 대부분이 이라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전이 길어지면 피해가 불가피하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원유 수입량의 20~25% 정도를 이라크에서 충당하고 있다. 이라크 내전이 이라크산 원유 수입에 당장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이라크 내전이 장기화 될 경우 GS칼텍스의 입장에선 좋을 게 없다.
이밖에 GS칼텍스는 1월 발생한 여수 기름 유출사고로 인해 국내 브랜드 이미지타격과 배상금 문제 등 크고 작은 문제가 겹쳐있는 상황이다.
최근 GS칼텍스는 신규사업 확대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허진수 부회장은 2012년 12월 취임 이후 신사업 역량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유 사업만으로 성장세를 지속시키기는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신규사업은 2차 전지 소재 등 신소재 관련 업종이다. 원유 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코크스를 원료로 활용할 수 있어 원유사업과 소재사업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또 원유 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피치를 이용한 탄소섬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취임 이후 각종 국내외 악재로 인해 평탄치 못한 CEO의 길을 걷고 있는 허 부회장. 그의 경영전략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더 나아가 GS그룹을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게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