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경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무엇일까. 아마 도루가 아닐까 싶다. 1루주자가 투수의 눈치를 보고 있다가 공을 던지는 순간 2루로 내달리고, 포수가 공을 잡은 뒤 재빠른 동작으로 2루로 송구한다. 찰라의 순간, 주위는 조용해지고 2루심의 판정을 기다리는 주자와 야수의 눈빛은 애절함으로 가득차 있다.
한화 이글스 포수 조인성은 "도루하는 주자를 잡았을 때의 짜릿함이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타석에서 홈런 쳤을 때보다 훨씬 짜릿하죠"라며 어깨를 들썩거린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1998년 이 길로 들어섰으니 벌써 17년차 베테랑이 돼버렸다. LG 트윈스, SK 와이번스를 거쳤고, 올해 우여곡절 끝에 독수리 유니폼을 입었다. 현역 포수 가운데 유일한 '형' 삼성 라이온즈 진갑용이 부상 때문에 나오지 못하고 있어 조인성의 위치는 더욱 눈에 띈다. 우리 나이로 벌써 마흔이 됐다. 김경문 조범현 장채근 김동수 박경완 등 숱한 전설들이 거쳐갔던 자리.
조인성은 '앉아 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지난 22일 대전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는 상대의 도루 시도 3번을 모두 저지했다. 4회 박민우, 8회 이상호, 9회 김종호의 도루 시도를 모두 다이내믹한 '앉아 쏴'로 저격했다. 한 경기서 포수 한 명이 기록한 최다 도루 저지 기록은 4회다. 조인성도 한 경기서 4번의 도루 저리를 한 적이 있다. 신인 시절이던 1998년 OB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김민호, 전형도, 정수근, 캐세레스 등 당대 최고의 '대도(大盜)'들을 '앉아 쏴'로 잡아냈다. 국가대표 출신이라고 하지만, 신인 포수가 그때까지 볼 수 없었던 송구 동작으로 도루를 저지시키는 모습은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중학교 때 한 번 해봤는데 잘 들어가더라구요. 그때부터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고등학교 가서는 안했습니다. 선배들이 건방지게 보인다고 하더군요. 그때만 해도 선후배 질서가 엄격했던 시절이라 선배들이 하지 말라면 해서는 안됐지요."
야구를 시작했던 서울 수유초 시절부터 그는 포수를 봤다. 포수라는 자리가 매력적이었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몸집이 커진 신일중 때 '앉아 쏴'를 처음 시도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가르쳐 주지도 않았다. 혼자 재미삼아 시도한 것이 몸에 익어 습관이 됐고, '플레이'로 자리잡았다. 당시 프로야구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상품, 그것이 국가대표 포수 조인성의 상징이 됐다. 조인성은 연세대에 진학해서 중단했던 '앉아 쏴'를 다시 펼쳐보였다.
"대학 가서도 1~2학년때는 거의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3학년 고참이 돼서는 다시 하기 시작했죠. 익숙해지고 말고 할 것도 없었어요. 이미 몸에 익었으니까요."
대학교 4학년 때 대표팀에 뽑혀 일본서 경기를 치른 적이 있었다. 그때 조인성의 송구 동작에 반한 선수가 있었다. 지금 주니치 드래곤즈의 백업 포수를 맡고 있는 오다 코오헤이다. 1977년생인 오다는 조인성보다 두 살 아래로 '형'으로 깍듯이 모신다고 한다. 당시 조인성의 '앉아 쏴'를 보고는 지도를 부탁했단다.
"그 친구가 먼저 오더니 멋있다면서 가르쳐 달라고 하더라구요.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데 벌써 18년이 됐네요. 일본에 전지훈련을 가면 가끔 보기도 합니다."
'앉아 쏴'는 부단한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투수한테 공을 되돌려 줄 때도 앉아서 던지는데 그 느낌으로 던져줍니다. 속도와 공의 높이를 생각해서 말입니다. 홈런보다도 도루 잡았을 때가 정말 짜릿하죠. 또 2루 도루보다는 3루 도루가 훨씬 재미있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화로 이적한 뒤 경기 출전이 많아졌고, 지금은 주전 포수로 뛰고 있다. 조인성이 온 후로 한화의 배터리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안정감이다. 30일 현재 조인성은 9개팀 주전과 백업 포수 18명 가운데 도루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26번의 도루 시도 가운데 10번(0.385)을 잡아냈다. 그의 '앉아 쏴'는 여전히 살아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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