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의 보조금 경쟁 완화를 위해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하부고시에서 분리공시제가 무산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는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단통법에서 분리공시를 제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규개위는 단통법 시행 3년 뒤 이법을 계속 유지할지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재검토형 3년 일몰을 설정한 셈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반쪽짜리 단통법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분리공시제란 전체 보조금을 구성하는 이동통신사 지원금과 제조사 장려금을 따로 공시하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소비자가 보조금 출처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이통업계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며 제도 도입을 추진해왔다. 온라인 등에서 단말기를 자체 구입한 소비자에게 이통사 지원금만큼의 요금 할인을 해주는 '분리요금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분리공시제가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회의에서 상위법인 단통법과 하부고시가 서로 상충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 12조는 이통사업자가 단말기의 판매량 및 출고가, 이통사 지원금, 단말기 제조사의 장려금 등에 대한 자료를 정부에 제출하되 제조사별로 장려금 규모를 알 수 있도록 자료를 작성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이날 분리공시가 무산된 것은 삼성전자의 입김이 작용 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통사 3사가 일찌감치 분리공시제 도입에 동조했고, 제조업체인 LG전자도 최근 찬성의사를 밝혔지만 삼성전자가 '마케팅 비용 등 영업비밀이 고스란히 노출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혀 왔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분리공시 제외를 두고 아쉬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분리공시 제외가 단통법의 핵심 취지인 만큼 반쪽짜리 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분리공시제 제외로 단통법이 '반쪽'으로 전락함에 따라 법 취지가 퇴색하는 것은 물론 시장에서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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